사이버 명예훼손 가해자가 누구인지 심증 있지만 물증 없어…고소해 처벌할 방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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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명예훼손 가해자가 누구인지 심증 있지만 물증 없어…고소해 처벌할 방법 없나?

2024. 07. 09 13:4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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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없이 가해자 특정해 고소하는 것은 위험…상대방이 무혐의 처분 후 무고죄 고소할 수 있어

피해자가 특정되고 공연성 충족되면 명예훼손 고소 가능…이후 수사 통해 가해자가 밝혀질 것

명예훼손 가해자에 대한 물증이 없을 때에도 가해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을까? /셔터스톡

어떤 사람이 블라인드 앱을 통해 A씨의 사생활을 폭로했다. A씨가 모텔에 출입하는 것을 찍은 사진을 찍어 블라인드 앱에 올린 것이다. 사진에는 A씨 얼굴이 또렷하게 나와 있다.


A씨는 누가 그랬는지 알 것 같다. 그가 아니고서는 그런 짓 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증만 있을 뿐,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를 고소해 처벌할 방법이 없을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심증만 가지고 가해자 특정해 고소하면, 혐의없음 처분받을 가능성 커

가해자를 특정해 고소하려면 물증이 있어야 한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김경태 법률사무소’ 김경태 변호사는 “수사 기관이 수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수사의 단서가 필요하다”며 “A씨의 진술이 수사의 단서가 될 수는 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물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조대진 변호사도 “심증만으로는 수사가 진행되기 어렵다”며 “CCTV 등의 증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물증 없이 가해자를 특정해 고소할 경우, 자칫 무고죄로 고소당할 수도 있다고 변호사들은 우려한다.


법무법인(유한) 동인 이철호 변호사는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경우에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A씨가 심증만으로 고소한 사람이 무혐의를 받는다면, A씨는 무고죄의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특정되고 공연성이 충족되면 ‘가해자를 특정하지 않고도’ 명예훼손으로 고소 가능

그러나 방법이 없지 않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명예훼손죄의 경우 피해자가 특정되고 공연성이 충족되면, 고소를 진행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새로 엄진 변호사는 “상대방이 사생활이 담긴 사진(모텔 출입)을 폭로했다면 사이버 명예훼손죄 성립이 가능하다”며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찍어 블라인드 앱에 올린 사진 속 피해자가 A씨로 확인된다면(특정), 명예훼손죄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란 ‘피해자가 특정된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한 것’인지가 판단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과 특정성을 충족해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상대방이 블라인드 앱에 A씨를 찍은 사진을 올렸다면, 일단 공연성이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 변호사는 말했다.


이어 “또 사생활이 담긴 사진(모텔 출입) 속 인물이 A씨라는 것을 알 수 있거나 추측할 수 있다면, 특정성도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 변호사는 “사건의 공연성과 특정성이 충족되면 가해자를 특정하지 않고도 명예훼손 고소를 진행할 수 있으므로, A씨가 일단 고소를 진행하면 수사 기관에서 수사를 진행해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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