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서 11살 아이에 뽀뽀 사진 요구한 30대 남성…'그루밍' 처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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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서 11살 아이에 뽀뽀 사진 요구한 30대 남성…'그루밍' 처벌 가능?

2022. 02. 15 16:39 작성2022. 02. 15 18:54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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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부모 "남성이 그루밍 성폭력 시도"⋯경찰, 수사 나서

변호사들 "혐의 성립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긴 어렵다"⋯왜?

11살인 한 여자아이는 메타버스에서 만난 상대방과 '결혼 서약서'를 썼다. 아이들끼리의 장난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상대방의 정체가 미국에 체류 중인 38살 한국인 성인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KBS 캡처

"결혼한다. 19살될 때!" "이 시간부터 김〇〇은 이〇〇의 소유물이다"


아바타를 만들어 참여자들과 교류하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11살인 한 여자아이는 이곳에서 만난 상대방과 '결혼 서약서'를 썼다. 결혼 서약서엔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다", "책임",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이들끼리의 장난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상대방의 정체가 미국에 체류 중인 38살 한국인 성인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아이의 나이를 알았지만, 아이는 A씨가 성인인지 여부조차 알지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를 숨긴 A씨의 요구는 아이와 친해질수록 수위가 점점 더 높아졌다.


그는 "소원"이라며 아이에게 입 벌린 사진을 요구했고, "약속했었지 않냐"며 뽀뽀 사진 등을 보내달라고 했다.


아이가 A씨와 쓴 결혼 서약서엔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다", "책임",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KBS 캡처
아이가 A씨와 쓴 결혼 서약서엔 "서로를 배신하지 않는다", "책임",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KBS 캡처


청소년성보호법상 위반 소지⋯온라인 그루밍 범죄 방지 위해 만들어져

다행히 아이의 부모가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남성이 그루밍(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려고 길들임) 성폭력을 시도했다"고 하면서다. 과연, A씨는 해당 혐의(그루밍 성폭력)로 처벌 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최근에 신설된 조항이 하나 있다"며 "우선 이 조항을 적용하는 게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 목적 대화' 금지 조항(제15조의2)이었다. 이 조항은 온라인 그루밍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처벌 대상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아동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한 19세 이상의 성인이다.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 /로톡DB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 /로톡DB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A씨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11살에 불과한 아동에게 결혼 서약서 및 각종 사진 등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자아이를 소유물로 지칭하고, 뽀뽀 사진을 요구하는 행동 등은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이 조항으로 처벌이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변호사 이제한 법률사무소'의 이제한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구체적인 대화를 살펴봐야겠지만, 성적 욕망을 유발할 목적으로 했다면 처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때 처벌 수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다만, 법률사무소 나란의 신효은 변호사는 다소 다른 의견이었다. 신 변호사는 "'뽀뽀 사진' 등을 요구한 건 부적절해 보인다"면서도 "이것만으로 '성적 착취 목적'이 인정돼 처벌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소지도 있어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최승준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최승준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최승준 변호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적용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은 제13조에서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처벌하고 있다.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했을 때 이 죄가 성립한다.


최승준 변호사는 "피해자의 연령을 인지한 상태로 가상의 세계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언행을 했으므로 이 죄의 성립이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신효은 변호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상황으로 봤을 때는 이 혐의 역시 적용이 애매할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신 변호사는 "아동을 소유물로 지칭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긴 하다"면서도 "알려진 내용 외에 성적 행위에 대해 묘사하는 등의 발언이 없다면 통매음에서 보는 '성적 수치심 유발'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신효은 변호사./ 로톡뉴스DB

다만, 변호사들은 A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처벌은 어려워 보인다고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그가 자발적으로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오지 않는 한 "그렇다"고 했다.


물론 이론상 범죄인 인도 조약(국가끼리 서로 체류 중인 상대방 국가의 피의자를 교환하는 제도) 등을 동원할 수 있지만, 실무적으로 이 제도는 징역 1년 이상의 중범죄에 대해 한정적으로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변호사들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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