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 변명 안 통한다…성매매 알선, 대법원 판단 기준 전례없이 강화
'몰랐다' 변명 안 통한다…성매매 알선, 대법원 판단 기준 전례없이 강화
직접 만남 없어도 '주선'만으로 처벌
건물주 '미필적 고의' 인정되면 재산 박탈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성매매특별법 위반과 관련해 법원의 판단 기준이 전례 없이 엄격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성매매 현장을 직접 적발하거나 구체적인 성행위가 입증되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3년간 대법원 판례는 이러한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만남을 주선하거나 건물을 임대한 행위만으로도 실형이 선고되거나 거액의 자산이 몰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성매수자가 실제 성매매 의사가 없었더라도 알선 행위 자체가 범죄로 인정되는 등 처벌 범위가 대폭 확장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디지털 성범죄 확산을 막고 불법 수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사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만남 주선만 해도 '징역형'... 구매자 의사 없어도 처벌 못 피해
가장 주목할 점은 '성매매 알선'의 성립 요건이 비약적으로 넓어졌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2023. 7. 27. 선고 2020도15644)에 따르면, 성매매 알선죄가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당사자가 실제로 성매매를 하거나 대면할 필요는 없다.
법원은 "성매매를 하려는 당사자들의 의사를 연결하여, 더 이상 알선자의 개입이 없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성매매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주선행위만 있으면 족하다"고 판시했다.
심지어 성매수자가 실제로는 성매매할 의사가 없었다 하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알선자가 주선 행위를 했다면, 상대방의 내심의 의사와 관계없이 성매매알선죄는 이미 완성된 것으로 본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도3626).
이는 온라인 채팅 앱 등을 통한 비대면 알선 행위에 대해 수사기관과 법원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몰랐다" 변명 안 통한다... 세금·임대료 공제 없는 '징벌적 추징'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건물을 빌려준 건물주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대법원은 오로지 성매매만을 위한 영업뿐만 아니라, 마사지 등 다른 영업에 부수하여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경우라도 이를 알고 장소를 제공했다면 '영업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때 범죄의 인식은 구체적일 필요가 없다. "성매매가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정도의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6361). 더욱 치명적인 것은 경제적 제재다.
성매매특별법에 따른 추징은 범죄 수익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므로, 범인이 지출한 임대료, 세금, 인건비 등은 추징액에서 공제되지 않는다. 즉, 수익은 전액 몰수되고 비용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는 셈이다.
나아가, 명의신탁을 받아 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건물이라 할지라도 실제 성매매 알선에 제공된 사실이 확인되면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2013. 5. 23. 선고 2012도11586)는 건물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형 기준 강화에 수사 가이드라인 부재... '절차적 위법' 다투는 것이 핵심
법원의 양형 기준 또한 강화되는 추세다.
영업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경우 기본 양형 기준은 징역 6개월에서 1년 4개월이지만, 조직적이거나 광고를 동반한 경우 최대 4년 6개월까지 형량이 가중될 수 있다.
실제로 대전지방법원은 광고 행위를 동반한 알선 사범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반면, 수사 과정에서의 피의자 권리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대한변호사협회나 법무부 차원의 성매매 단속 관련 공식 매뉴얼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법원은 수사기관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최근 하급심들은 범의를 유발하는 형태의 함정수사나 영장 없는 압수수색, 진술거부권 미고지 상태에서의 진술 등에 대해 증거능력을 부정하며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 가담이나 장소 제공이라 하더라도 최근 판례 경향상 주범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과 막대한 추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며 "수사 초기부터 위법 수사 여부를 면밀히 따지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