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손님이 단속 경찰이면 무죄? 2심은 그렇게 봤지만…대법원은 달랐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성매매 손님이 단속 경찰이면 무죄? 2심은 그렇게 봤지만…대법원은 달랐다

2025. 11. 25 11:2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2심 "성매수 의사 없는 위장 경찰관 상대 알선은 무죄"

대법원 "주선 행위 자체로 범죄 성립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마사지 업소. 겉보기엔 평범한 마사지샵 같았지만 실상은 샤워실이 딸린 밀실 7개를 갖춘 성매매 업소였다.


업주 A씨는 태국 국적의 여성 6명을 고용했고, 인터넷 광고를 보고 찾아온 남성들에게 10만 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었다.


2017년 10월 12일, 여느 때처럼 한 남성 손님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A씨와 종업원은 이 손님에게 성매매 대금을 받고 방으로 안내했다.


잠시 후 태국인 여성이 해당 방으로 들어갔다. 업주 입장에서는 성매매 알선이 완료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손님의 정체는 성매매 단속을 위해 손님으로 가장한 경찰관 B씨였다. B씨는 실제 성매매를 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단지 현장을 적발하기 위해 투입된 상태였다.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성매매알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이 사건은 '손님이 경찰이었다'는 사실관계 하나 때문에 법원의 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치열한 법리 다툼으로 번지게 된다.


"경찰은 성구매 의사 없었다" 2심의 무죄 판결

재판의 핵심 쟁점은 '성매수 의사가 없는 사람(위장 경찰관)에게 성매매를 주선한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가'였다.


놀랍게도 2심(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매매알선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성매매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즉, 손님이 실제로 성을 매수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단속 경찰관인 B씨는 처음부터 성매매를 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알선'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또한 검찰은 A씨가 단속 당일뿐만 아니라 며칠간 불특정 다수의 남성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손님에게 알선했는지 특정되지 않았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사실상 A씨는 처벌을 면하게 된 셈이었다.


대법원 "만남 주선했다면 이미 기수... 경찰 의사는 중요치 않아"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성매매알선'의 법적 성격을 2심과는 완전히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성매매알선죄가 성매매 당사자들의 범행을 돕는 종속적인 범죄가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정범(독립된 범죄)이라고 규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알선'이란 당사자들의 의사를 연결하여 더 이상 알선자의 개입이 없더라도 성매매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주선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업주가 손님과 성매매 여성을 연결해주고 방에 들여보냈다면, 그 시점에서 이미 '알선 행위'는 완성된 것이다.


손님이 경찰관이어서 실제로 성행위를 할 마음이 없었다 하더라도, 업주가 수행한 알선 행위의 불법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다.


포괄일죄 법리 적용... "모든 손님 특정할 필요 없어"

대법원은 공소 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된 나머지 혐의들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로 판단했다.


성매매 업소 운영과 같이 동일한 방법으로 장기간 반복되는 범죄는 '포괄일죄(여러 개의 행위를 하나의 죄로 보는 것)'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영업 기간, 장소, 고용된 여성의 수, 성매매 대금 액수 등이 명시되어 있다면, 구체적인 손님이 누구인지 일일이 특정하지 않아도 공소 제기는 유효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함정수사라는 변수와 공소장 기재의 구체성 부족을 파고들어 법망을 빠져나가려 했던 업주 A씨의 시도는 대법원의 엄격한 법리 적용 앞에서 무산되었다.


이번 판결은 수사기관의 위장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알선 행위도 예외 없이 처벌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성매매 업소 운영에 대한 포괄적 처벌 근거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