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증거도 안 봤다니…경찰이 '뭉갠' 내 사건 되살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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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증거도 안 봤다니…경찰이 '뭉갠' 내 사건 되살리는 법

2025. 11. 11 18:1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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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좌절? 1%의 벽을 넘기 위한 '이의신청' 법률 전략

경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불송치' 결정에 불복할 경우, 고소인은 '이의신청'을 통해 사건을 검찰로 보낼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억울함을 풀어줄 거라 믿었던 경찰이 핵심 증거인 카톡 대화조차 보지 않고 사건을 덮어버렸다.


명예훼손으로 상대를 고소한 A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사건을 검찰에 보내지 않고 종결한다는 '불송치' 통보를 받았다. 피고소인의 일방적 주장만 믿고, 명백한 증거인 카카오톡 대화는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경찰의 결정에 A씨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을 느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그는 수사 기록을 검찰의 테이블에 다시 올릴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이의신청'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내 고소장이 휴지통에? 피해자 두 번 울리는 '불송치'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이것이 바로 불송치 결정이다.

신속한 사건 처리가 장점이지만, A씨의 사례처럼 경찰의 판단이 부실했거나 사실관계를 오인했다고 믿는 고소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경찰의 첫 판단이 사실상 최종 결론처럼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씨에게 불송치 통지서는 경찰이 자신의 억울함을 '없던 일'로 만들었다는 절망의 다른 이름이었었다.



눈물 대신 '수사 미진' 증거를, 감정 대신 '법리'를 제시하라


좌절한 A씨가 기댈 유일한 제도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규정된 '이의신청'이다.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이 관할 경찰서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경찰은 자신의 판단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지체 없이' 사건 기록과 증거물 전부를 검찰로 보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억울하다'는 감정적 호소가 아닌, 경찰 결정문의 논리적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법리의 언어'이다. A씨의 경우, "경찰이 핵심 증거인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인하지 않아 사실관계를 오인했고, 이는 명백한 수사 미진"이라는 점과 "피고소인의 발언이 판례에 비춰볼 때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명확히 짚어야 닫힌 문을 다시 열 수 있다.



1%의 벽, 검찰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문턱


이의신청으로 A씨의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고 해서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 수 있다.

검사는 경찰 기록을 검토한 뒤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고 보면 경찰 의견대로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된 사건이 이의신청을 통해 기소되어 처벌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1%가 채 안 된다"고 냉혹한 현실을 짚었다. A씨가 99%의 확률로 마주할 수 있는 '불기소'라는 또 다른 벽 앞에서, 그의 이의신청서는 1%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치열한 논리 싸움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포기하면 0%, '이의신청'을 해야 하는 현실적 이유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 1%라는 낮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의신청은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이다. 포기하는 순간 가능성은 0%가 되지만, 이의신청은 사건을 검사의 눈으로 다시 한번 검토하게 만드는 유일한 법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결과가 불기소 처분일지라도, 경찰의 수사 기록과 이의신청서에 담긴 주장을 검사가 직접 살피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A씨의 도전처럼, 법리적으로 잘 준비된 이의신청서는 닫혔던 정의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스스로를 위한 최소한의 권리이자 최선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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