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대로 사시네요” 악플 하나 남겼다가…가족 얼굴까지 공개됐습니다
“생긴대로 사시네요” 악플 하나 남겼다가…가족 얼굴까지 공개됐습니다
변호사들이 말하는 대응 전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SNS에 남긴 악성 댓글 하나가 상대방의 고소는 물론, 가족의 신상까지 공개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사건의 시작은 A씨가 상대방 B씨의 얼굴이 나온 사진에 남긴 SNS 댓글이었다. A씨는 B씨를 향해 “연예인 도촬 및 SNS 유포, 사생팬”, “생긴대로 사시네요. 야식 그만 드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A씨는 인스타그램의 ‘쓰레드에 공유하기’ 기능을 통해 비방 댓글까지 쓰레드 계정에 그대로 게시했다.
며칠 뒤 B씨의 고소 사실을 이메일로 통보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A씨는 즉시 모든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B씨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B씨는 A씨의 아이디와 비방 댓글이 담긴 화면을 캡처해 자신의 쓰레드에 올리며 공개 저격에 나섰다. 이로 인해 600명이 넘는 B씨의 팔로워들은 A씨의 아이디를 타고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 A씨와 그 가족의 얼굴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됐고, 2차 가해 댓글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생긴 대로 산다’ 댓글, 어떤 처벌 받나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연예인 도촬, 사생팬’이라는 언급은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생긴대로 사시네요’와 같은 외모 비하 발언은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형법상 모욕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A씨의 팔로워가 20명에 불과하다는 점이 책임을 피하게 해줄 수는 없을까.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팔로워 수가 적어 전파 가능성이 제한적이었던 점은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유리한 사유가 될 뿐”이라며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에 글을 올린 이상 공연성 요건은 충족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게시물을 즉시 삭제하고 사과한 점 등은 깊이 반성하는 태도로 비춰져 기소유예와 같은 선처를 받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신상 공개' 맞고소라는 반격 카드
상황이 A씨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상대방이 의뢰인의 아이디를 노출해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이로 인해 가족까지 2차 피해를 보는 상황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는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할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씨의 행위가 원인을 제공했더라도, B씨가 사적 제재 차원에서 A씨의 신상을 공개하고 비방을 유도한 행위는 별개의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맞불 작전은 사건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핵심 열쇠다.
김동훈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A씨가 일방적인 가해자가 아닌, 쌍방의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향후 합의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거나 사건을 능동적으로 해결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눈앞, 첫 단추가 운명 가른다
결국 사건은 양측의 감정싸움을 넘어 치열한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변호사들은 첫 경찰 조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초동 조사는 사건 방향과 수사 강도를 결정짓는 핵심 단계”라며 “조사에 앞서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철저히 준비하고, 수사기관이 유도하는 불리한 진술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댓글을 작성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되 △문제 인지 즉시 삭제하고 진심으로 사과한 점 △상대방의 ‘신상 공개’로 자신과 가족 역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 등을 논리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