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이 폐쇄됐습니다” 한 통의 이메일… ‘그 파일’은 아청물 소지죄 시한폭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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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이 폐쇄됐습니다” 한 통의 이메일… ‘그 파일’은 아청물 소지죄 시한폭탄이었다

2025. 09. 22 10:3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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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긴 이르다” 변호사들의 강력 경고…국제 공조 수사, 현실이 될까

불법항목이 발견됐다며 뉴질랜드 클라우드 서비스 MEGA가 A씨의 계정을 영구 폐쇄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귀하의 계정에서 불법 항목이 발견되어 영구적으로 폐쇄 조치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 A씨의 스마트폰에 이메일 알림이 떴다. 발신자는 뉴질랜드 클라우드 서비스 'MEGA'. 제목을 확인한 A씨의 심장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이메일 본문에는 계정 폐쇄의 이유가 명확히 적혀 있었다. 'CSAM(아동 성 착취물) 유포 및 저장'. 한국 법으로는 '아청물(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라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유였다. MEGA 측은 이미 한 차례 경고했음에도 불법 파일이 추가 발견되자, 뉴질랜드 법률에 따라 A씨의 디지털 저장고를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다.


A씨는 패닉에 빠졌다. 해외 법률 위반으로 계정이 폐쇄됐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더 큰 공포는 이것이 한국에서의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였다.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는 A씨의 절박한 질문이 올라왔다. “이게 신고된 건가요? 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A씨의 사례는 단순한 계정 폐쇄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국경 없는 범죄 추적과 개인의 법적 책임을 묻는 현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뉴질랜드 회사가 설마..." 안심한 당신에게, 변호사들의 3단계 경고


가장 큰 쟁점은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조치가 국내 수사기관의 인지로 이어질지다.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위험도에 따라 점차 고조된다.


먼저 이창주 변호사(법률사무소 문)는 “뉴질랜드에서 질문자님의 행위에 대하여 이를 한국 수사기관에 알리는 등의 행위를 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면서도 “앞으로는 이른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대한 소지, 시청을 즉각 중단하시길 권해드린다. 이러한 정황이 추후 수사기관에 의해 밝혀진다면 엄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하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제 공조 수사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한국에서는 국내법이 적용되므로, 한국 수사기관이 해당 사건을 조사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해외 법 집행기관과 협력이 이루어질 수도 있으므로, 경과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진 변호사(법무법인 리버티)는 한발 더 나아가 안일한 기대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막연하게 사건화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추상적 답변은 안 된다”며 “사건화가 될 수 있는 그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혐의를 적극 부인할지,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적극적인 법적 대응 준비를 촉구했다.


"내 컴퓨터엔 없는데요?"…클라우드는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경고하는 것은 한국의 강력한 아청물 처벌 규정이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아청물을 구입하거나, 아청물임을 알면서 소지·시청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지’의 개념이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명확하다. 서울고등법원은 한 판결(2022노640)에서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아청물을 언제든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상태라면, 이는 파일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이라며 명백한 '소지'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즉, 내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아닌 온라인 클라우드에 저장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수로 다운로드했다’거나 ‘파일명만 보고는 몰랐다’는 식의 변명도 법정에서는 거의 통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A씨의 MEGA 계정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서비스 약관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아청물 근절이라는 국제적 공감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A씨가 처한 법적 현실이다. 당장 수사 개시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는 ‘1년 이상 징역’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셈이다.


A씨의 사례는 디지털 세상에 남긴 흔적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한순간의 잘못된 호기심이 돌이킬 수 없는 법적 족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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