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가려다 그랬다”는 운전자, 기억 잃은 아내…경찰은 증거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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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가려다 그랬다”는 운전자, 기억 잃은 아내…경찰은 증거 '외면'

2026. 03. 03 15: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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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참변, 명백한 '중범죄'…핵심 증거 확보·합의 전략은?

녹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위반 차량에 치인 피해자 측이 경찰의 소극적 증거 확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 AI 생성 이미지

녹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아내가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기억을 잃고 쓰러졌다. “제가 빨리 지나가려다가 그랬다.” 가해자는 순순히 잘못을 인정했지만, 사건의 진실을 밝힐 결정적 증거인 버스 블랙박스 확보를 경찰이 거부했다는 남편의 절박한 호소가 전해졌다.


명백한 ‘12대 중과실’ 사고 앞에서 수사기관의 소극적 태도에 맞서 피해자 가족이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대응 전략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녹색불 횡단보도를 덮친 모닝, 부서진 기억


지난 1월 9일 오후 3시 56분, 서울 신월동의 한 횡단보도. 보행 신호를 보고 길을 건너던 한 여성이 신호를 위반하고 질주한 모닝 차량에 치이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이 사고로 심한 뇌진탕과 안면 및 전신 타박상 등 전치 3주 이상의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남편에 따르면 아내는 사고 순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해 운전자가 “제가 빨리 지나가려다가 그랬다”고 말한 것은 희미하게 떠올렸다. 운전자 스스로 범죄 사실을 자인한 것이다.


“합의해도 처벌”…피할 수 없는 ‘12대 중과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가해자가 보험에 가입했거나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 ‘12대 중과실’ 교통사고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매우 무거운 범죄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전문가인 김묘연 변호사는 “12대중과실 사고의 경우 합의가 진행되지 않을시 가해자인 상대방 운전자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단언했다. 가해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이 외면한 ‘결정적 증거’, 이렇게 확보하라


피해자 가족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경찰의 소극적인 태도다. 사고 정황을 명확히 밝혀줄 맞은편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 확보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논현 한민옥 변호사는 “먼저 경찰에 이와 같은 사실(신호위반/진단서)로 교통사고를 신고하시면, 그 이후에 경찰관이 CCTV, 블랙박스 등을 (경찰권한으로) 조사하게 됩니다”라며 정식 신고 절차를 밟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부천원미경찰서 교통사고조사팀장 출신인 최성현 변호사는 “경찰이 거부했더라도 버스회사에 직접 협조 요청을 하거나, 수사관에게 재요청하면서 해당 증거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실무적인 팁을 전했다.


만약 경찰 단계에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김경태 변호사의 말처럼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버스 블랙박스 영상은 검찰에 수사 보완 요청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섣부른 합의는 절대 금물”…후유증까지 따져야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에서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특히 뇌진탕은 당장이 아닌, 시간이 흐른 뒤 심각한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전문 김경태 변호사는 “뇌진탕의 경우 후유증 가능성을 고려하여 치료가 완전히 종결된 후 손해배상을 확정하는 것이 유리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섣부른 합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현재는 치료에 전념하시되, 진단서, 영수증 등 관련 자료를 꼼꼼히 보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피해자는 치료비, 휴업손해(입원으로 인한 수입 감소), 위자료 등 모든 손해에 대해 배상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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