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탔을 뿐인데, 복도서 자위행위?”…어느 날 갑자기 성범죄자로 몰린 학생의 절규
“엘리베이터 탔을 뿐인데, 복도서 자위행위?”…어느 날 갑자기 성범죄자로 몰린 학생의 절규
피해자 진술은 오락가락, 유일한 물증은 엘리베이터 CCTV뿐인 상황. 억울한 공연음란 혐의에 휘말렸을 때 법률 전문가들은 어떻게 조언할까. 초기 대응부터 무고죄 반격까지의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억울한 성범죄 피의자는 일관된 혐의 부인, 알리바이 입증을 위한 객관적 증거 확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공격이 중요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학원 다녀왔더니 ‘공연음란’ 피의자…변호사들 “CCTV가 말하는 진실이 유일한 무기”
학원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평범한 일상. 그러나 한 통의 관리사무소 연락은 이 모든 것을 악몽으로 바꿨다. 한 학생이 아파트 복도에서 자위행위를 했다는, 믿을 수 없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된 것이다.
그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증거는 엇갈리는 피해자의 진술과 엘리베이터 CCTV 영상뿐이다. 한순간에 성범죄자로 낙인찍힐 위기 속, 법률 전문가들은 생존을 위한 첫걸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부인하라”…변호사들의 첫 번째 철칙
이처럼 억울한 고소를 당했을 때 변호사들이 내놓은 첫 번째 조언은 만장일치에 가깝다. 바로 ‘일관된 부인’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하지 않은 행위라면 일관되게 부인 주장을 해야 한다”며 “해당 시간에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것이 쟁점”이라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태강의 조은 변호사 역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절대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말뿐인 부인을 넘어설 ‘객관적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당시 본인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학원 수강 기록, 통화 기록, 동행자 진술 등을 예로 들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도 휴대폰 위치 정보, 결제 기록 등 당시 위치를 증명할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라고 조언했다. 혐의가 제기된 그 시각, ‘나는 그곳에 없었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흔들리는 피해자 진술, ‘신빙성’을 무너뜨려라
이번 사건에서 학생에게 가장 유리한 정황은 ‘계속해서 달라지는 피해자의 말’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진술의 신빙성 자체를 탄핵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계속 변경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방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 변호사 또한 “피해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경우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경찰 조사 시 이를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억울하게 신고를 당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허위의 사실이라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진술할 경우 수사기관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따져 혐의를 인정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일관성을 갖추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유일한 목격자 CCTV, 진실을 향한 마지막 열쇠
결국 이 싸움의 향방은 유일한 객관적 증거인 CCTV 영상에 달렸다. 20년차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피해자의 말보다 씨씨티비 등 객관적 자료가 더욱 중요한 사안”이라며 경찰에 이동 경로 전체의 CCTV 확보를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운 채희상 변호사 역시 “CCTV 영상만으로 실제 자위행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 음란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만약 CCTV에서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고,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면 반격의 기회도 열린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의 무고에 대해서는 형사고소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억울함을 풀고 상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다음 단계를 제시했다.
“혼자 경찰서 가지 마라”…성범죄 조사의 함정
공연음란죄(형법 제245조)는 벌금형만 받아도 성범죄 전과가 남아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사회적 불이익이 뒤따르는 중범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특히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는 혼자 가지 않는 게 좋다”며 “강압과 유도에 의하여 굳이 인정할 필요가 없는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들까지 다 인정하게 될 위험도 있다”고 현실적인 위험을 경고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수사기관의 압박 속에서 ‘자백’으로 돌변하지 않도록, 첫 단추부터 전문가와 함께 꿰어야 한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