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연루됐다면 경찰청장 대행도 책임져야"⋯'장윤기 사건'에 분노한 현장 경찰들
"서장 연루됐다면 경찰청장 대행도 책임져야"⋯'장윤기 사건'에 분노한 현장 경찰들
민관기 직협 위원장 "경찰 내부 비리, 입이 백 개라도 할 말 없어"

광주경찰청 압수수색 마친 특별수사팀 모습. /연합뉴스
경찰 내부 비리가 불거진 장윤기 사건을 두고 현장 경찰이 지휘부의 강력한 연대 책임을 촉구했다.
국민적 공분을 산 '장윤기 사건'을 두고 경찰 조직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지휘부 책임론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이번 사건을 빌미로 보완수사권(검찰이 직접 사건을 보충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되찾으려는 검찰 움직임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민관기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 위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 이면과 형사사법 제도를 둘러싼 갈등을 짚어봤다.
"서장이 연루됐다면,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연대 책임져야"
민관기 위원장은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경찰 내부 비리에 대해 "입이 백 개라도 할 얘기가 없는 건 맞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 위원장은 지난 8일 직협 차원에서 "초동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내부 비리로 국민 여러분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는 먼저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언론 보도대로 광주광산경찰서장까지 사건에 연루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책임은 지휘부 윗선으로 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위원장은 "만약 이 사건이 정말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장윤기 부친이 서장한테까지 그렇게 됐다고 하면,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이 사건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는 현 상황이 매우 좋지 않으며, 사건과 내부 비리가 묶여 국민 시선이 악화된 만큼 컨트롤타워인 광주경찰청장과 경찰청 직무대행이 정무적·최종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는 취지다.
현재 경찰 내부 비리 의혹은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수사 중이다.
민 위원장은 "문제가 되는 대상자들에 대해 그때그때 직위해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특별수사단이 투명하게 독립성을 확보해 수사해 주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부활 주장엔 "너무 많이 나간 것"
경찰의 뼈아픈 실책과는 별개로, 검찰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비판하며 보완수사권을 되찾으려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건의 타임라인을 보면, 경찰은 5월 14일과 22일에 장윤기 사건과 베트남 여성 성폭행 사건을 각각 구속 송치했고, 검찰은 6월 2일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장윤기를 기소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7월 1일에야 언론을 통해 검찰의 보완수사 활약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민 위원장은 "(사건 송치 후 기소 전까지) 보완수사 요청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느냐"고 반문하며, "사건 하나를 가지고 너무 일반화시켜서 제도를 고친다는 건 너무 많이 나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에 보완수사요구권(경찰에게 보충 수사를 지시할 권한)만 있었더라도, 서류상에 존재하는 케이블타이 등 실물이 없는 점을 지적해 경찰에 감찰을 요구하거나 검사가 직접 담당 수사관들을 수사함으로써 진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과거 수사권 조정 이전에도 검찰 수사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이나 '김학의 사건' 등 엄청난 비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수사권을 빼앗지는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에게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확증편향(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에 빠져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 위원장은 "반대로 검사가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할 때 확증편향을 갖는다면 폐해는 더 크다"며 "수사기관은 수사, 기소기관은 기소, 대법원은 판결을 담당하는 권한 분산과 상호 견제 대원칙하에서 제도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민생범죄에 한정해 검찰에 보완수사권을 주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민 위원장은 "보통 검찰에 접수되면 민생범죄는 99.9%가 경찰로 이송된다"며 "사실 검찰에서 민생범죄를 수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