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타 1대1 쪽지 욕설, 경찰서 가나요?”…변호사 13인의 답은
“에타 1대1 쪽지 욕설, 경찰서 가나요?”…변호사 13인의 답은
모욕죄 핵심 ‘공연성’ 없어 처벌 어렵지만…“고소장 접수되면 조사는 피할 수 없어”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서 1대1 쪽지로 욕설을 보낸 A씨가 고소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1대1 쪽지로 욕설을 보낸 한 이용자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될까" 불안에 떨고 있다.
“순간의 화를 못 참고 1대1 쪽지로 욕설을 보냈습니다. 상대방은 고소하겠다는데, 특정성도 성립 안 되는 것 같고… 제가 정말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하나요? 이런 건 경찰이 알아서 그냥 넘기지 않나요?”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질문이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다른 이용자와 1대1 쪽지를 주고받다 감정이 격해져 욕설과 인신공격을 했다는 A씨. 그는 상대방의 ‘고소’ 엄포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범죄 성립 여부가 아니라, 경찰서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 ‘귀찮은’ 상황 그 자체다.
법조계는 모욕죄 성립은 어렵다면서도, 일단 고소장이 접수되면 수사기관의 조사는 피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내놨다.
변호사 13인의 한목소리 “고소되면, 조사는 받는다”
A씨의 질문에 답한 변호사 13명의 의견은 놀랍도록 일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소장이 정식으로 접수되면, 경찰 조사는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백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가온길)는 “고소가 접수되면 조사가 이루어진다”고 짧고 명료하게 답했다. 이진채 변호사(법률사무소 가호) 역시 “고소당하면 조사는 이루어지고 어떤 처분이든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출신인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도 “고소가 접수되면 경찰은 기본적인 수사 절차를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소인 조사는 일반적으로 이루어진다”고 거들었다.
상대방의 주장이 ‘구라(거짓말)’일 것이라던 A씨의 기대와는 다른 답변이다. 변호사들은 법리적 유무죄 판단에 앞서, 고소라는 법적 절차가 개시되면 수사기관은 기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먼저 짚었다. 즉, 죄가 되든 안 되든 일단 경찰서 출석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모욕죄의 열쇠 ‘공연성’, 1대1 쪽지는 해당 안 될까
그렇다면 A씨는 처벌을 피할 수 없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해야 한다. 여기서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하는, 모욕죄의 핵심 요건이다.
명현준 변호사(법률사무소 명량)는 “1대1 쪽지로 욕설을 하는 경우 모욕죄 성립하지 않는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여러 사람이 보는 게시판이 아닌, 단둘만 볼 수 있는 쪽지는 원칙적으로 공연성이 없어 범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하지만 여기에도 ‘전파가능성’이라는 변수가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비록 한 사람에게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이 내용을 다른 여러 사람에게 퍼뜨릴 가능성(전파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쪽지를 받은 상대가 이를 제3자에게 보여줄 가능성도 고려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이 전파가능성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며, 검사가 이를 입증해야만 한다.
최종 결론은 ‘무혐의’ 유력…그래도 경찰 조사는 ‘현실’
결론을 종합하면 A씨의 행위는 모욕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1대1 쪽지의 특성상 공연성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광희 변호사(로티피 법률사무소)는 “특정성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 명백하면 고소가 각하되므로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조언했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상황에 따라 혐의 없음으로 종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과정이다. 법의 최종 판단이 ‘무죄’라 할지라도, A씨가 가장 두려워했던 ‘경찰서에 가는 일’은 현실이 될 수 있다. 고소장이 접수되는 순간, A씨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의 연락을 받고 조사 일정을 잡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