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고소했는데, 또 모욕? 경찰 조사 두 번 받을까, 한 번에 끝날까
명예훼손 고소했는데, 또 모욕? 경찰 조사 두 번 받을까, 한 번에 끝날까
동일인 상대 '연속 고소', 변호사 11인 "수사 효율성 위해 병합 수사가 원칙"

경찰은 수사 효율을 위해 동일 피의자의 명예훼손 등 유사 사건을 '병합 수사'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 사람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얼마 뒤 그가 또다시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면 경찰 조사는 몇 번이나 받아야 할까. 법률 전문가 11명은 수사 효율성을 위해 두 사건을 하나로 묶는 '병합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변호사들은 동일한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유사 사건은 한 명의 수사관이 맡아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12년간 경찰로 근무한 이력의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수사의 효율성을 위해 병합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하여 수사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고 강조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역시 "동일한 피의자와 관련된 사건이라면 하나의 사건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실무적 편의를 넘어 법적 근거도 갖춘 절차다. 형사소송법 제11조는 '한 사람이 저지른 여러 범죄'를 관련 사건으로 규정하고, 경찰수사규칙 제16조는 이런 관련 사건을 '1건으로 처리한다'고 명시한다. 즉, 한 피의자가 저지른 명예훼손과 모욕은 법적으로도 '관련 사건'으로 묶일 수 있다.
피해자 조사는 한번에? "원칙은 그렇지만…예외도"
사건이 병합되면 고소인 조사 역시 한 번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는 "사건이 병합되었다면 특정 수사관에게 한번의 피해자 신문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종엽 변호사(법률사무소 화홍)도 "선행 사건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경우, 일반적으로는 한번에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여 고소인 보충진술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다. 수사관의 판단에 따라 조사가 여러 번 이뤄질 수도 있다. 김경태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는 "사안의 특성상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개별적으로 피해자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재영 변호사(법무법인 태강) 역시 "두 사건의 발생 시점이나 내용이 명확히 구별되는 경우라면 개별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 vs '감정 표현' 모욕…"진술은 명확하게"
병합 수사를 받더라도 고소인은 각 혐의의 차이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진술해야 한다.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는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때 성립한다. 반면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사실 적시 없이 '추상적인 판단이나 경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성립될 수 있다.
따라서 고소인은 조사 과정에서 어떤 발언이 '사실 적시'에 해당하고, 어떤 표현이 '경멸적 감정'의 표출이었는지를 명확히 구분해 진술해야 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조사 과정에서는 각 사건의 구체적인 피해 내용과 증거자료를 명확히 구분하여 진술하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동일 피의자에 대한 연속적인 고소는 하나의 사건으로 묶여 한 번의 조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정찬 변호사(법무법인 반향)는 "수사관에게 문의하면 보다 정확한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며 담당 수사관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