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 냈는데 처벌?" 멍 자국에 달린 부부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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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 냈는데 처벌?" 멍 자국에 달린 부부의 운명

2026. 07. 02 10: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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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이면 사건종결, 상해면 전과자…가정폭력 특례법의 함정

가정폭력 사건은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해도 공익적 목적으로 수사가 계속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부부싸움 후 서로 용서하고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했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같은 '멍' 자국을 두고 검사의 판단에 따라 단순 폭행이 될 수도, 전과가 남는 상해죄가 될 수도 있는 아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 합의서가 만능 열쇠가 아닌 이유와,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법률 전문가들의 최종 전략을 심층 분석했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왜 수사는 계속되나?


경미한 다툼 끝에 서로에게 멍자국을 남긴 A씨 부부. 두 사람은 곧바로 화해하고 경찰에 "서로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수사관은 "검찰 단계에서 공소권 없음이나 가정보호사건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애매한 답변을 남겼다. 이는 가정폭력 사건이 당사자들의 의사만으로 종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창세의 김솔애 변호사는 "가정폭력 범죄의 경우,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라며 "이는 공익적 측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합의나 처벌불원서를 이유로 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고 폭력의 재발을 막겠다는 공익적 목적이 당사자 간의 합의보다 우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운명을 가르는 ‘멍’ 자국…폭행이냐 상해냐


사건의 향방은 부부의 몸에 남은 ‘멍’ 자국을 법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단순 ‘폭행’으로 본다면,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죄를 물을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다. 이 경우 처벌불원서가 제출됐으므로 검사가 기소하더라도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 사건을 종결시킨다.


하지만 ‘상해’로 판단되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의 용서와 무관하게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합의서는 단지 형량을 낮추는 참고 자료가 될 뿐이다.


서아람 변호사는 "'멍이 든 정도'라고 한다면 검사의 판단에 따라 상해로 의율하거나 폭행으로 의율하거나 둘 중에 하나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같은 상처를 두고도 검사의 법적 판단에 따라 누구는 전과자가 될 수도, 누구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셈이다.


형사처벌 피하는 길, 변호사가 제시한 '최종 목표'


그렇다면 전과 기록이 남는 형사처벌을 피할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검찰 단계의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열의 황성하 변호사는 우선 "합의서상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문구가 들어가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의 확인이 필요합니다"라며 합의서의 법적 효력을 꼼꼼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최종적으로는 검찰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시키거나, 법원으로 넘어가더라도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 것이 목표가 된다. 보호처분은 사회봉사, 상담 위탁 등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보안처분이다.


서아람 변호사는 변호사의 조력 범위에 대해 "이후 의견서 제출을 통해 가정보호송치 없이 그냥 공소권없음으로 끝나거나, 가정보호송치가 되더라도 불처분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안일하게 합의서만 믿고 기다리기보다, 변호사를 통해 사건이 상해죄가 아닌 폭행죄로 처리되도록 의견을 개진하고 최종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형사처벌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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