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제출하고 출근 안 했는데…"무단 퇴사, 손해배상 해라" 회사의 주장, 법으로 보면?
사직서 제출하고 출근 안 했는데…"무단 퇴사, 손해배상 해라" 회사의 주장, 법으로 보면?
회사 측 "인수인계도 없이 무단퇴사⋯소송하겠다"

최근 A씨는 1년 남짓 일해온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회사에선 인수인계를 이유로 한 달 더 일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하지만 이미 회사에 마음이 떠난 A씨는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A씨는 1년 남짓 일해온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회사에선 사직서를 받아들이면서, 인수인계를 이유로 한 달 더 일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하지만 이미 회사에 마음이 떠난 A씨는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이에 회사 측에선 A씨의 무단퇴사로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통보했다. 퇴직금도 주지 않고 있다.
A씨는 사직서를 낸 이상 무단퇴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에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는 건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에 변호사를 찾아 자문을 구했다.
일단 A씨가 사직서를 제출했다면 당장 다음 날부터라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고용 기간에 대한 약정이 없는 경우'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7조는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사직 의사를 밝힌 직원의 출근을 회사가 강제할 수 없다.
물론 30일 전에 퇴사 사실을 알리도록 사내규정을 둔 회사도 있지만,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이 경우 회사 측은 A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긴 하다. 다만, 인정될 가능성은 적다. A씨의 퇴사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회사가 이를 입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 효성의 신정현 변호사는 "회사가 신속히 다른 직원을 업무에 투입했는지, 근무조건이 열악해 더는 근무를 강제할 수 없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손해배상 여부를 판단한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의 손해를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도 "(업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회사 측이 A씨로 인해 손해를 본 정도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인수인계 없이 무단 퇴사한 직원을 대상으로 회사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 김상훈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에 대해 "매출액 감소와 (직원의) 퇴사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보기 어렵다"고 보며 직원이 손해배상 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2020가단5281957판결).
또한, 회사 측이 A씨에게 무단퇴사를 이유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법 위반에 해당한다. 신정현 변호사는 "A씨의 퇴직금은 무단퇴사 여부와 상관없이 퇴사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해야 한다"며 "동의 없이 이 기간 내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회사)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제36조).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109조).
만약 회사 측에서 퇴직금 지급을 미루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최한겨레 변호사는 "고용노동부에 회사의 퇴직금 미지급을 신고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