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여친과 '쓰담쓰담' 카톡…저, 성범죄자인가요?
고3 여친과 '쓰담쓰담' 카톡…저, 성범죄자인가요?
23세 남성의 잠 못 드는 밤, 연인 간 애정 표현은 어디까지 허용될까. '성착취 목적 대화죄'의 칼날 위에 선 디지털 시대 연애의 법적 명암을 파헤친다.

고3 여자친구를 사귀는 23살 청년 A씨는 상대방과 나눈 사랑이 언어가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고3 여친과 '쓰담쓰담' 카톡…저, 성범죄자인가요?
"여자친구는 고3이고, 저는 23살입니다. 카톡으로 '쓰담쓰담' 같은 말을 했는데, 이게 성착취가 될 수 있나요?"
올해 초부터 고3 여학생과 교제를 시작한 A(23)씨. 그는 여자친구와 손 한번 잡지 않은 순수한 관계였지만, 밤마다 잠을 설쳤다. 만약 여자친구가 마음을 바꿔 자신을 고소한다면, '키스는 못 할 것 같다'며 장난치던 대화, '성인이 되면 정식으로 관계를 갖자'고 했던 자신의 다짐까지 모두 '성범죄'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었다.
사랑의 언어가 한순간에 범죄의 낙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불안. A씨의 고민은 더 이상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내 카톡 대화, 법원은 무엇을 들여다보나
A씨가 두려워하는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 이른바 '성착취 목적 대화죄'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몇 가지 핵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19세 이상 성인'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둘째, '성적 착취를 할 명백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셋째,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입증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씨의 사례처럼, 연인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애 감정 입증하면 무죄"…변호사들의 다수 의견
다행히 A씨의 고민에 대해 대부분의 변호사는 '범죄 성립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핵심은 '성적 착취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단순 연인 간의 대화로 보이며, 성적 착취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빈센트 남언호 변호사 역시 "오히려 성관계는 성인이 된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점은 '착취 목적'이 없었음을 방어하는 강력한 증거"라며, "두 사람이 연애 감정으로 대화를 나눴다는 점을 입증하면 충분히 방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두 사람이 주고받은 전체 대화의 맥락이 '연애'에 가까운지, '착취를 위한 접근'에 가까운지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선의가 '계획범죄'로 둔갑할 수도"…섬뜩한 경고
하지만 모든 법률가가 낙관론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일부는 "선의가 최악의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김경태 변호사는 "형사사법 절차는 당사자의 '선한 의도'가 아닌 객관적 행위로 판단한다"며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성인이 된 후에 하자'는 A씨의 말이, 수사기관에서는 오히려 '성관계를 전제로 한 계획적 유인 행위'의 증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상대방이 악의를 품는 순간, 순수한 연애의 모든 과정이 범죄를 위한 '밑 작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섬뜩한 지적이다.
미성년자와의 관계에서는 아주 사소한 언행 하나하나가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연애, '안전지대'는 없다
결론적으로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실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미성년자와의 교제에 내재된 법적 위험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연인 관계라는 특수성이 모든 것을 막아주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 특히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는 디지털 시대에, 오늘 나눈 애정 어린 대화가 내일 나를 겨누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조언한다. 상대방이 법적으로 완전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오해를 살 만한 성적 대화나 행동은 처음부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자기보호 전략이라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