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통보했더니 세입자가 “월세 25% 올려줄 테니 1년만 더”…계약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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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통보했더니 세입자가 “월세 25% 올려줄 테니 1년만 더”…계약해도 될까요?

2026. 08. 31 12: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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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 실거주 사유로 계약 종료 통보하자 임차인이 월세 인상 역제안…계약갱신요구권 분쟁 피할 특약은

임차인이 5%를 초과하는 월세 인상을 제안하며 계약 연장을 요청했다면, 이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가 아닌 새로운 합의로 본다. / AI 생성 이미지

아파트 임대인 A씨는 2년 월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임차인에게 실거주할 계획이니 집을 비워 달라고 통보했다. 계약 만료 5개월 전이었다. 그런데 계약 만료 두 달을 남기고 임차인에게서 뜻밖의 연락이 왔다. 월세를 25% 올려줄 테니 1년만 계약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A씨는 이미 실거주를 위해 이사 계획까지 세운 터라 고민에 빠졌다. 임차인의 제안을 받아들여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훗날 임차인이 말을 바꿔 ‘계약갱신요구권을 쓴 것’이라고 주장하며 분쟁이 생길까 우려됐다.


A씨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임대인이 실거주를 위해 인도를 요청했으나, 임차인 본인 사정으로 먼저 계약 연장을 요청했고 월세 인상 조건으로 합의한다’는 내용의 합의서 문구까지 준비했다. 이 특약을 넣고 계약을 연장해도 안전할까?


월세 5% 넘게 올렸다면 ‘갱신요구권’ 아닌 ‘새로운 합의’


결론부터 말하면, 임차인이 월세 5% 상한을 초과하는 인상안을 먼저 제안하며 연장을 요청했다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가 아닌 ‘합의에 의한 재계약’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기존 계약과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1회에 한해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이때 임대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된다.


법무법인 호원 정형준 변호사는 “월세를 25% 인상해서 계약하는 것은 갱신요구권에 의한 임대차계약이 아니라, 기존 계약은 종료하고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를 갱신요구권 행사로 본다면 5% 상한을 초과한 부분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으로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도 “임차인이 5% 상한을 초과해 25% 인상에 합의하며 연장을 원한 것은 법적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가 아닌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재계약으로 본다”고 밝혔다.


‘임차인이 먼저 요청’ 특약, 분쟁 막는 안전장치 될까


변호사들은 A씨가 준비한 특약이 향후 분쟁을 예방하는 데 유효한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임대인의 실거주 통보 사실과 임차인의 자발적인 연장 요청 사실을 문서로 명확히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김범석 변호사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거절을 통지한 뒤 임차인이 새로운 조건으로 별도 합의를 요청한 경우, 갱신요구권 행사가 아니라 당사자 간의 재계약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후일 분쟁 시 임차인이 ‘사실상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것’이라 주장할 위험이 있으므로, 갱신요구권 미행사와 임차인의 자발적 연장 요청 사실을 문서에 명확히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제시한 문구는 임대인의 실거주 의사 전달 사실, 임차인의 자발적 연장 요청, 차임 인상 합의, 만료 시 인도 약정을 모두 담고 있어 적절하게 구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본인의 사정으로 추가 거주를 희망하여 제가 먼저 계약기간 연장을 요청하였다’는 기재에 대해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인정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기도 했다.


가장 큰 변수…연장 후 다시 ‘갱신요구권’ 행사할 수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가장 큰 변수는 이번 연장 계약이 끝난 뒤였다. 이번 연장이 ‘합의에 의한 재계약’이라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소진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현송 조현재 변호사는 “국토부 해석과 실무례상 5%를 초과해 증액한 재계약은 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한 갱신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 결과 임차인은 이번 연장이 끝날 때 다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때 임대인은 실거주 등 법정 사유가 있어야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25% 인상된 월세를 받고 1년 연장 계약을 하더라도, 1년 뒤 임차인이 다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A씨는 다시 실거주 사유를 들어 갱신을 거절해야 한다.


이에 변호사들은 합의서에 “본 연장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가 아닌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것임”을 명시하고, 임차인의 자필 서명을 받아 두는 등 증거를 확보해 두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나상호 변호사는 “임차인의 연장 요청이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먼저 왔다는 시점 증거가 자필 문구보다 오히려 더 결정적인 경우가 많다”며 객관적인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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