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간다고 했더니 "도배 비용, 매트리스 및 변기 교체비 달라"는 집주인
이사 간다고 했더니 "도배 비용, 매트리스 및 변기 교체비 달라"는 집주인
집주인 "월세 계약 끝날 땐 세입자에게 원상복구 의무 있다"
변호사들 "원상 복구 의무는 있지만, 자연스럽게 노후된 부분에 대해서까지는 아니야"

6년간 지내온 월세 집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갈 계획을 세운 A씨. 그러자 집주인의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해왔다. /셔터스톡
"도배랑 장판 새로 할 거랑, 아 그리고 침대 매트리스랑 변기 교체비도 같이 보내주세요."
6년간 지내온 월세 집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갈 계획을 세운 A씨. 그러자 집주인의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해왔다. 집주인은 A씨에게 "월세 계약이 끝날 땐 세입자가 집을 원상복구할 의무가 있다"며 위와 같이 통보했다.
물론 A씨도 자신이 가구를 옮기다 찢은 장판에 대해서는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단순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변한 벽지나 낡은 매트리스 등도 자신이 물어줘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변호사들은 "법적으로 집주인의 말이 전혀 틀린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근거는 민법에 있다. 우리 민법(제 615조⋅654조)은 "세입자는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을 때 해당 주택을 원래의 상태로 반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집주인의 말대로 A씨에게 집을 원상 복구할 의무 자체는 있는 것.
법률사무소 해늘의 정기연 변호사는 "임대차계약서 또는 민법 규정에 따라 A씨가 처음 집에 들어갔을 때 상태로 집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맞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주인이 청구한 '모든 것'에 대한 교체 비용을 물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변호사들은 선을 그었다. 6년간 지내오면서 자연스럽게 노후된 것까진 A씨가 원상복구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6년 동안 지내오면서 자연스럽게 낡은 부분에 대해선 A씨가 원상 복구할 의무가 없다"고 했고,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벽지나 매트리스 등의 훼손 정도가 단순히 낡은 정도라면 A씨가 원상복구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하신의 김지원 변호사의 의견 역시 비슷했다. "6년이라는 기간에 비췄을 때 매트리스 등의 훼손 정도가 비해 매우 심하다고 볼 수 있다면 A씨의 책임이 맞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러한 노후 부분에 대해서까진 A씨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했다.
단, A씨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다고 했다. A씨가 말한 장판에 대해서다. 해당 부분은 A씨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상이므로 A씨의 책임에 해당하고, 여기에 대해선 수리⋅교체비를 A씨가 부담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