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지급 후 대출 심사, 인테리어 계약까지 했는데…"집 못 팔겠다"는 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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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지급 후 대출 심사, 인테리어 계약까지 했는데…"집 못 팔겠다"는 집주인

2021. 10. 01 18:2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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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계약금 치른 후⋯이사 및 인테리어 계약을 진행한 매수인

그런데 매도인에게 "배액 배상 할 테니 계약 해지하자"는 연락받아

배액 배상을 감수하고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집주인. A씨는 이미 기존 집을 처분했고, 대출 심사까지 완료했고, 인테리어까지 계약한 상황. 이 정도면 계약을 깰 수 없는 '이행의 착수'를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한 A씨. 계약금을 지급한 뒤, 이사를 위해 원래 살던 집까지 비웠는데 매도인(집주인)에게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기 때문. 매도인 B씨는 "계약금의 두 배를 물어줄 테니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배액 배상을 감수하겠다고까지 하는 B씨의 의사는 완강해 보였다. 아마도 아파트 시세가 계속 오른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런데 A씨는 이미 새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살던 곳에서 나와 임시 거처에서 머물고 있다. 계약금 마련을 위해서였다. 또한, 잔금을 치르기 위해 은행 대출 심사도 마쳤으며 아파트 인테리어를 하려고 업체와 계약도 했다.


매도인 B씨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집을 팔지 못하겠다"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니, A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A씨는 그러다 '계약 이행의 착수' 상태에 해당하면 계약을 깰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기존 집을 처분했고, 대출 심사까지 완료했고, 인테리어까지 계약한 상황. 이 정도면 '이행의 착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


변호사들이 본 현재 상황, 매매 계약의 이행 착수로 보기 어렵다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안타깝게도 A씨에게 불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A씨가 말한 대로 계약 이행의 착수 상태라면, 매도인 B씨는 배액 배상을 하더라도 계약을 깰 수 없다. 하지만 법적으로 A씨는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A씨가 잔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고, 인테리어 업체와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절차를 밟은 건 계약의 이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변호사 김상배 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A씨가 말하는 상황들은) 부동산 매매계약 자체와는 크게 상관없다"며 "설사 이 사실을 매도인이 알았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 또한 "(A씨가 한 행동으로) 계약의 이행을 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법에서 말하는 계약의 이행은 대표적으로 '중도금 지급'이다. 김상배 변호사는 "A씨가 매도인의 계약 해지를 원하지 않는다면, 중도금 명목으로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매매계약상 "중도금의 입금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없는 한, 매수인(집을 산 사람)은 언제든지 잔금의 일부를 지급해 이행에 착수할 수 있다.


송인욱 변호사 또한 관련 약정이 특별히 없다면 "매도인의 계좌로 잔금의 일부를 지급하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관련 약정이 없더라고, 매도인이 매수인의 일방적인 중도금 지급을 막기 위해 자신의 계좌를 막아 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법원의 공탁제도를 이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공탁(供託)은 넘겨줘야 하는 금전(잔금) 등을 법원 공탁소에 맡기고 권리자(매도인)가 찾아가도록 하는 절차를 말한다.


이렇게 공탁을 하면 중도금을 지급했다고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고, 계약의 이행에 착수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A씨는 원래 계약대로 집을 넘겨받을 수 있다.


김일권 변호사는 "(그래도 B씨가 집을 넘기지 않는다면) 법원을 통해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을 받고, 매도인 B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진행하라"고 말했다.


정리하면, 중도금을 치러 계약 이행의 착수 상태로 만든 뒤, 매도인이 계약을 깰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이후에도 매도인이 부동산을 넘기지 않는다면, 가처분 등의 조치를 하고 소유권을 가져오는 소송을 진행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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