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와 야한 대화 후 200만원 뜯겼는데, 언젠가 처벌받을까요?
미성년자와 야한 대화 후 200만원 뜯겼는데, 언젠가 처벌받을까요?
연락 끊은 지 5주, 상대방은 계정 탈퇴… 이대로 사건이 묻힐 수 있을까

한 남성이 랜덤 채팅으로 만난 미성년자와 성적인 대화 후 협박 당해 200만 원을 보냈다. / AI 생성 이미지
랜덤 채팅으로 만난 미성년자와 성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협박을 당해 200만 원을 보낸 A씨. 상대방과 연락을 끊은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언제 경찰 연락이 올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이대로 아무 일 없이 넘어갈 수 있을까?
'신고하겠다'는 협박에 200만원 줬지만… 더 큰 처벌 두려워하는 A씨
A씨는 지난 4월 랜덤 채팅 앱에서 중학교 3학년 B양을 알게 됐다. 라인 메신저로 넘어가 일상 대화와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던 중, B양에게서 노출 사진을 몇 차례 받았다.
A씨는 가출한 B양이 배고프다고 하자 돈을 보내 주기도 했다. 이후 A씨가 만남을 제안했다가 두려운 마음에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상황이 돌변했다.
B양은 A씨에게 “신고하겠다”고 화를 냈고, 겁이 난 A씨는 며칠에 걸쳐 2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보냈다. 이후 연락을 끊기로 했지만 B양이 계속 연락을 시도하자, A씨는 관계를 정리하고 지난 6월 초 연락을 완전히 차단했다.
하지만 B양의 계좌에 합의금 등 큰 금액이 오간 내역이 많아, 부모님이 이를 발견하고 신고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변호사들 "5주 지났다고 안심 못 해… 부모가 계좌 보고 신고 흔하다"
A씨는 연락을 끊은 지 5주가량 지났고 통신자료 제공 내역도 없어, 고소되지 않았을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이런 상황이 결코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상대방이 실제로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이후 부모가 대화 기록이나 계좌 내역을 보고 인지해 신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안영진 법률사무소의 안영진 변호사 역시 "이 유형은 미성년자 본인 신고보다 부모 인지 후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상대방 계좌에 다수의 이체 내역이 남아 있다면, 부모 확인 즉시 고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계좌번호와 연락처가 확보된 상태라면, 피의자 특정은 언제든 가능하다"며 "고소가 없었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에게 사진 찍어 보내라 했다면…'성착취물 제작죄' 적용 가능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매우 무거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성년자인 B양에게서 야한 사진을 받은 행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상 '성착취물 제작죄'에 해당할 수 있다.
법원은 아동·청소년 스스로 자신을 찍게 했더라도, 제작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이 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매우 중하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미성년자와 야한 대화를 주고받고 사진을 수수한 행위는, 아청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수수 또는 통신매체 이용음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성년자에게 금전을 제공하고 만남을 약속한 행위는, 아청법상 성매수 시도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방 공갈 혐의 있어도, 내 죄가 사라지는 건 아냐
B양이 신고를 빌미로 200만 원을 뜯어낸 것은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 A씨가 공갈 피해자라는 사실은 향후 수사 과정에서 참작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A씨의 혐의를 없애 주지는 않는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상대방이 신고하겠다고 위협하여 돈을 갈취한 부분은 공갈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나, (A씨의 행위와) 양측의 행위가 일방적 피해로 규정되지 않고 경합하여 다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즉, A씨의 범죄 혐의는 별개로 수사받는다는 의미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A씨에게 추가 연락을 절대 금하고, 대화 내용과 송금 내역 등 증거를 그대로 보존한 뒤 즉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대응 전략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