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쓴 아빠 창피해" 4세 딸의 눈물, 법원의 선택은?
"가발 쓴 아빠 창피해" 4세 딸의 눈물, 법원의 선택은?
이혼 후 반복된 상처와 정서불안, 면접교섭 제한될까?

이혼 후 면접교섭에서 딸의 몸에 상처가 생기고 아이가 아빠의 여장으로 정서적 혼란을 호소하자, 엄마가 법적 대응을 모색한다. / AI 생성 이미지
"아빠가 가발을 쓰고 예쁘게 꾸며서 창피했다." 4세 딸의 충격적인 한마디. 매주 전 남편을 만나고 온 아이의 얼굴엔 의문의 상처가 반복되고, 아이는 정서적 혼란을 호소한다.
아이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지키고 싶다는 엄마의 절박한 호소에 법률 전문가들이 '면접교섭 제한'이라는 현실적 해법을 제시했다.
얼굴엔 멍, 마음에겐 상처... 위태로운 부녀 상봉
2년간의 소송 끝에 이혼한 A씨에게 주말은 불안의 시간이 됐다. 전 남편과의 면접교섭 이후, 만 4세 딸의 얼굴에 상처가 생긴 것이 벌써 세 번째. 단순 사고로 넘기기엔 석연치 않은 상처가 반복되자 A씨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불안감은 아이의 한마디에 확신으로 바뀌었다. A씨는 "아이가 ‘아빠가 가발을 쓰고 예쁘게 꾸며서 창피했다’는 취지로 직접 말한 영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혼인 중 남편이 여장을 하고 다른 남성을 만나온 사실을 알았던 A씨에겐 아이의 말이 더욱 비수처럼 꽂혔다.
그녀는 "저는 전 배우자의 사생활 자체를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자녀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과 현재 발생하고 있는 신체적 위험 요소를 중심으로 판단받고 싶습니다"라며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아빠의 사생활' vs '아이의 복리'… 법원의 저울은 어디로?
변호사들은 A씨의 상황이 면접교섭 변경을 충분히 검토할 사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원은 부모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사생활 자체를 문제 삼지 않지만, 그 행동이 '자녀의 복리'를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이다.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은 "가정법원은 자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전 남편의 행위가 만 4세 아이에게 정서적 혼란이나 수치심을 유발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법원이 면접교섭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이유진 변호사는 "다만 법원은 '성적 취향·여장 자체'보다는 실제로 자녀 복리에 어떤 악영향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증거 확보하고 '사전처분' 신청… 현실적 해법은
그렇다면 A씨가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조치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면접교섭 변경 심판 청구'와 함께 '사전처분'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본안 소송은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지만, 사전처분(소송 중 임시 조치)을 통해 판결 전이라도 면접 횟수를 줄이거나 장소를 제한하는 등 신속한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호 변호사는 "긴급성이 인정되는 경우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므로 현 상황에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증거 확보가 관건이다. ▲반복된 상처를 찍은 날짜별 사진과 병원 진료 기록 ▲아이가 직접 심경을 말하는 영상 등이 핵심 증거가 된다.
박선하 변호사는 "확보하신 자녀의 진술 영상이나 얼굴의 상처 사진들을 제출하면서 상대방 비난에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그 행동이 정서적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면 증거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법원은 면접교섭의 완전한 배제에는 신중하지만, 아이의 복리를 위해 횟수 축소, 제3자 동석, 법원 내 면접교섭센터 등 지정된 장소에서의 만남을 명하는 방식은 적극 검토하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