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없으니 합의금 0원? 교통사고 전업주부의 눈물, 법원은 달랐다
월급 없으니 합의금 0원? 교통사고 전업주부의 눈물, 법원은 달랐다
법원, 30년 판례로 '가사노동' 경제 가치 인정... 섣부른 합의는 금물

소득 없는 전업주부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사와의 성급한 합의는 금물이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월급 없는 전업주부, 교통사고 당했다면? 법원이 인정한 '몸값'은 최소 323만원부터
소득 없는 전업주부가 100% 상대방 과실 교통사고로 4주간 입원했다면 과연 보상받을 수 있을까.
월급 통장이 없다는 이유로 정당한 보상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달리, 법률 전문가들은 "반드시 보상받을 수 있고, 받아야만 한다"고 단언했다.
법원의 30년 묵은 원칙 "가사노동은 돈이다"
소득이 없다는 피해자의 호소에 변호사들은 법원의 확고한 원칙을 제시했다. 바로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역시 명백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는 점이다.
이는 "가사노동도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며, 통상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30년 넘게 이어진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즉, 월급이 없어도 법원은 피해자가 집안일을 통해 가족과 사회에 기여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인정한다.
법원 기준 '323만원', 합의 테이블에선 '700만원' 부른다
그렇다면 피해자는 구체적으로 얼마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핵심은 '휴업손해금'이다. 사고로 입원해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기간의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다. 2024년 하반기 도시일용노임(하루 약 15만 7천 원)을 기준으로 4주(28일) 입원 시, 법적으로 인정되는 휴업손해는 약 323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법적 기준일 뿐이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이를 근거로 "보험사와의 합의 과정에서는 600만 원에서 700만 원까지도 휴업손해를 주장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적 기준과 현실적인 협상액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러진 가슴뼈의 고통 값, 그 가격은?
보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체적 피해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즉 '위자료'가 있다. 흉골 골절이라는 부상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이 책정될 수 있다.
박영재 변호사(법무법인 창세)는 "사고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로 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태 변호사는 "보험사와의 합의 단계에서는 통상 500만 원에서 600만 원 정도가 (위자료) 기준으로 논의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피해자가 겪은 고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주장하느냐가 관건이다.
"일단 사인부터 하시죠" 보험사 제안에 숨은 함정
전문가들이 가장 강력하게 강조하는 것은 '성급한 합의는 금물'이라는 점이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진)는 "상해 정도를 고려하면 보험사와 민사 합의를 섣불리 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가 선임을 권했다.
합의금은 휴업손해와 위자료 외에도 실제 지출한 치료비, 앞으로 들어갈 향후치료비, 후유장해 발생 가능성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이런 사건은 변호사의 역량에 따라 배상액에서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소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한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관된 목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