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의심만으로는 계약 파기 불가능, 신중한 계약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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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의심만으로는 계약 파기 불가능, 신중한 계약이 필요한 이유

2022. 09. 23 18:0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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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상 불이행한 사항 없다면⋯'깡통전세' 사실만으로 계약 파기 어려워

일방적 계약 파기 시 계약금은 못 돌려받을 수도

최근 전세 계약을 마친 A씨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 계약한 집의 매매가가 자신이 계약한 전세가와 동일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명 '깡통전세'인 것 같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전세 계약을 마친 A씨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 현재 거주 중인 집 계약 만료에 맞춰, 집을 알아보던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그런데 문득 최근 '전세사기' 등이 성행한다는 기사를 본 것이 기억나 부랴부랴 확인을 해봤는데, 웬걸. 계약한 집의 매매가는 전세가와 똑같았다.


그래서였는지 집주인이 유난히 계약을 서두르는 느낌이었다. 대출 협조에도 긍정적이었다. 이에 계약서에는 '보증보험 및 대출 불가 시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특약도 기재돼 있다. 또한, 이자지원까지 약속했다.


하지만 '매매가=전세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A씨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계약을 취소하고 계약금을 모두 돌려받고 싶다.


전세사기 가능성은 있지만, 그 사실이 계약 파기 사유는 안 돼

변호사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계약을 파기하고, 계약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법률사무소 대주의 우정한 변호사는 "임대인(집주인)이 계약서상 불이행한 내용이 없다면, 계약을 파기하기는 어렵다"며 "(그래도 계약을 무른다면) 일방적 계약 파기로, 계약금을 몰취(沒取⋅박탈) 당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역시 "(계약이 이뤄진 이상) 깡통전세가 의심된다는 사실만으로 A씨가 계약을 파기하고 계약금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이자 지원 등을 집주인이 약속한 것을 바탕으로 보면 전세사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는 했다. 법무법인 정향의 임정엽 변호사는 "임대인이 전세 대출금 이자 등을 지원해준다고 한 것을 보면, 전세 사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사기일 가능성은 있지만, 계약을 파기하고 계약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 계약에 신중했어야 하는 이유다.


특약 이행하지 않거나, 집주인 사기 등을 입증하면 계약취소 가능

그렇다면, A씨의 경우 방법이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크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특약 이행 여부다. 계약서에 기재된 대로 보증보험 또는 대출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혹은 집주인이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기로 했던 사실을 입증할 수 있고, 실제로 집주인이 이를 내주지 않는다면 계약 파기 사유가 된다.


민법 제110조를 근거로 계약 취소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본 변호사도 있다. '깡통전세'임이 분명한데,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속였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늘북소리 법률사무소의 천찬희 변호사는 "민법 제110조를 근거로 계약을 취소하면 계약금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다"며 "그러려면 A씨가 집주인으로부터 속았거나 사기를 당하여 전세 계약을 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짚었다. 따라서 A씨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집주인과 구체적으로 어떠한 말을 주고 받았는지에 따라 계약취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천찬희 변호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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