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 훔친 공시생, 400만원 합의금 요구에 '공무원 꿈' 좌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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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원 훔친 공시생, 400만원 합의금 요구에 '공무원 꿈' 좌절 위기

2025. 11. 27 15:2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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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절도 후 피해액 23배 넘는 합의금 요구받은 청년... 법조계 "과도하지만, 전과 막으려면 합의가 최선"

17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400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순간의 잘못이 23배의 대가로, 공무원 꿈의 갈림길에 선 청년의 눈물


“고시텔에 사는 공시생입니다. 1년간 일한 곳에서 17만 원어치 물건을 훔쳤습니다. 합의금 400만 원을 요구하는데, 전과가 남을까 무섭습니다.”


한 청년의 절박한 질문이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왔다. 공무원의 꿈을 향해 달려가던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한순간의 잘못과 그에 따르는 혹독한 대가였다.


17만 원의 젤리, 400만 원의 눈물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고시텔에서 생활하던 A씨는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에서 한 달간 생필품과 젤리 등 간식을 훔쳤다. 적발된 피해 금액은 총 16만 9000원.


A씨는 이를 ‘생계형 범죄’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가게 주인은 피해액의 23배가 넘는 400만 원을 합의금으로 요구했다. A씨에게는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합의금의 무게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피해액의 23배, 이대로 줘야 하나?”


법률 전문가들은 피해자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는 “합의금 400만 원은 다소 높은 금액”이라며 “합의의 필요성을 고려해 높게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지우 변호사(법률사무소 지우) 역시 “사안에 비해 400만 원은 조금 과다한 합의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거들었다.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를 고려하더라도, 통상적인 합의금 수준을 크게 웃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합의금 조정을 시도할지언정, 합의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합의가 운명을 가른다… ‘기소유예’를 향한 좁은 문


A씨의 미래가 합의에 달린 이유는 바로 ‘기소유예’ 처분 가능성 때문이다. 절도죄는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받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지만, 재산 범죄 특성상 피해 회복과 합의 여부가 검찰의 처분과 법원의 양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합의가 이루어지면 처벌 불원서를 제출할 수 있고, 이는 검찰의 기소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기소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져 공무원 시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소유예는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A씨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합의 실패 시 ‘벌금 100만 원’의 벽… 공무원 길 막히나


만약 합의에 실패해 재판에 넘겨진다면 어떻게 될까. 최동원 변호사(법무법인 일신)는 “합의가 되지 않으면 약식으로 기소돼 벌금형 전과가 남게 된다”고 경고했다. 초범이고 피해액이 적어 무거운 처벌은 피할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벌금 액수다. 국가공무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임용이 제한되지만, 벌금형 역시 면접 과정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공무원 준비생으로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합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진심 어린 사과와 협상… 변호사들이 제시한 ‘현실적 해법’


결국 해법은 ‘진심 어린 사과’와 ‘현실적인 합의금 조정’으로 모아진다. 변호사들은 우선 피해액 169,000원을 즉시 변제하고,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솔직하게 설명하며 용서를 구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며 합의금 조정을 시도해야 한다. 만약 당사자 간 합의가 어렵다면, 검찰 단계에서 ‘형사조정 제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오승윤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경찰 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잘 받는다면,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훈방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의 중대 기로에 선 청년. 그의 미래는 이제 차가운 법의 심판대가 아닌, 간절한 용서와 현명한 합의의 과정에 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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