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좇됐다' 문자, 협박죄 될까? 경찰과 변호사의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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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좇됐다' 문자, 협박죄 될까? 경찰과 변호사의 엇갈린 시선

2026. 04. 17 11: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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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봐' 한마디에 판이 뒤집힌다?…전문가들의 법리 논쟁

'거기 찾아간다, 주위를 둘러봐'라는 협박성 문자에 대해 경찰이 구체적 해악이 없다며 고소를 반려했다. / AI 생성 이미지

과거 분쟁을 겪었던 상대에게 6개월 만에 날아온 '거기 찾아간다, 주위를 둘러봐'라는 섬뜩한 메시지.


경찰은 '구체적 해악이 없다'며 사건 접수를 반려했지만, 법조계에서는 '감시를 암시하는 표현'이 협박죄의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협박죄와 정보통신망법 사이 법적 대응의 갈림길을 취재했다.


"죽이겠단 말 없잖아"…경찰이 고소 반려한 이유


분쟁 상대방으로부터 6개월 만에 갑자기 두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A씨. 메시지 내용은 "×새끼야 거기 찾어간다 ㅎㅎㅎ 주위를 둘러봐. 제보로 움직이는 거니까 병신아", "너 ×댔다 ㅎㅎㅎㅎ"였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A씨는 곧장 경찰서를 찾았지만, 협박죄로 고소장을 접수하는 데 실패했다. '죽여 버리겠다'와 같은 생명·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해악 고지가 없어 범죄 성립이 어렵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었다.


일부 변호사들도 이러한 경찰의 판단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하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는 "'거기 찾아간다', '제보로 움직이는 거니까', '너 ×댔다'는 표현은 위협적인 뉘앙스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해악을 가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협박죄의 구체적 해악 고지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지예 변호사(법무법인 연우) 역시 "단순 욕설이나 감정적 표현이 아닌, 실제로 발생 가능한 해악을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성립합니다"라며 현재 메시지 수준으로는 협박죄 성립이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주위를 둘러봐'는 감시 암시"…반격의 키워드


하지만 법조계의 시선이 모두 같은 곳을 향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변호사는 메시지 속 특정 문구가 단순 욕설을 넘어선 '구체적 해악의 고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주위를 둘러봐', '제보로 움직인다'는 표현이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찾아가겠다는 언급과 함께 주위를 둘러보라거나 제보로 움직이고 있다는 문구, 그리고 너 좇됐다는 표현이 결합되어 있다면 이는 단순한 욕설이나 감정표출을 넘어 질문자님의 신체나 생활의 평온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또한 "상대방이 보낸 '찾아간다', '주위를 둘러봐'와 같은 메시지는 단순히 감정적인 욕설을 넘어 질문자님의 동선을 감시하고 있음을 암시하며, 신체나 안위에 위해를 가할 뜻을 비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라고 분석하며 협박죄 성립 가능성을 높게 봤다.


협박죄 어렵다면 '정보통신망법'으로 우회


만약 협박죄 성립 여부가 불투명하다면, 차선책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이 법은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반복적으로' 보낼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이 A씨에게 처음 안내한 죄명이기도 하다.


이규희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현재 메시지가 단 두 건이라면 '반복성' 요건에서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위협적이므로, 향후 추가적인 메시지가 한 번이라도 더 온다면 이 죄명으로 묶는 것이 협박죄보다 기소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앞으로의 추가 연락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찰 반려? '우편 고소'와 '접근금지'로 맞서라


경찰 단계에서 고소가 반려됐다고 해서 모든 법적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변호사를 통해 법리적으로 다듬어진 고소장을 우편으로 제출하면 수사기관이 사건을 외면하기 어렵다.


김준환 변호사(법률사무소 필승)는 "경찰서 방문 시 반려당했다면, 변호사를 선임하여 법리적으로 완성된 고소장을 작성한 뒤 우편을 통해 관할 경찰서에 접수할 수 있습니다"라며 "우편 접수된 고소장은 반려하기 어렵고, 변호인이 동석하여 진술한다면 수사관도 사건을 보다 진중하게 다루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형사 고소와는 별개로, 즉각적인 위협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위와 같이 형사고소를 하는 것과 별개로 가해자를 상대로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실 필요성이 높습니다"라고 말한다.


또 그 실효성에 대해 "이를 위반 시 위반 횟수당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매우 실효성이 높습니다(경찰에서 취해 주는 접근금지와는 다른 조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가처분 신청을 통해 주거지나 직장은 물론, SNS나 문자 메시지를 통한 접근까지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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