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위라 안전" 부동산 말만 믿었는데…8,800만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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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라 안전" 부동산 말만 믿었는데…8,800만원 잃었다

2026. 05. 26 16:2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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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 보증금 1.5억' 서류 믿었다가 낭패…실제론 3.1억 '깡통전세'

"경매에 넘어가도 선순위라 보증금은 받는다"는 부동산중개업소 실장의 말만 믿고 1억 2천만 원 전세 계약을 맺었던 세입자가 경매 후 3,200만만 손에 쥐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원만 손에 쥐게 됐다.

"경매는 안 갈 거다, 넘어가도 선순위라 보증금은 받는다"는 부동산중개업소 실장의 말만 믿고 1억 2천만 원 전세 계약을 맺었던 세입자가 경매 후 3,200만 원만 손에 쥐게 됐다.


부동산중개업소가 건넨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선순위 보증금이 1억 5천만 원으로 적혀 있었지만, 실제로는 두 배가 넘는 3억 1천만 원이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평생 모은 돈을 중개업소의 말 한마디에 잃게 된 세입자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선순위라 안전"… 실장의 문자를 믿었을 뿐인데


"'경매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넘어 가더라도 선순위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 문자 내역이 있습니다." 세입자 A씨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가 전세 계약을 체결한 다가구주택은 이미 토지와 건물에 각각 채권최고액 26억 8천만 원에 달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시한폭탄' 같은 건물이었다. 계약서 특약사항에 '융자 22억 5천만 원 중 9억 원 상환 예정'이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계약 대부분을 진행한 부동산 실장은 공인중개사조차 아니었지만, A씨는 그가 보낸 "안전하다"는 문자 하나에 평생 모은 돈을 걸었다.


하지만 집은 결국 경매에 넘어갔고, 1억 2천만 원 보증금 중 8,800만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서류엔 1.5억, 실제론 3.1억… 두 배 넘는 '선순위 보증금'의 함정


A씨가 받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선순위 보증금이 1억 5천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A씨가 계약하기 두세 달 전, 이미 다른 세입자들이 1억 6천만 원과 1억 5천만 원의 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실제 선순위 보증금은 3억 1천만 원에 달했던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선순위 임차인 현황을 고의로 누락했거나 게을리 확인한 정황이다. 이푸름 변호사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는 경우 이를 반드시 고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지적했다.


한대섭 변호사 역시 "융자 상환 여부나 다가구 주택의 선순위 보증금 액수는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에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이를 허위로 고지한 행위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변호사들 "명백한 설명의무 위반…손해배상 책임 커"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부동산의 '확인·설명의무 위반'을 지적하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중개업자는 계약 전 건물의 권리관계와 위험성을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실제 계약을 중개보조원(실장)이 주도했더라도 법적 책임은 그를 고용한 개업 공인중개사가 진다.


장두식 변호사는 "특히 다가구 등에서 선순위 임차보증금 누락은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규 변호사도 "문자 내역 등 증거로 부동산 실장이 ‘선순위라 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킨 정황이 있어, 이 부분이 계약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어 법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A씨가 보관 중인 문자 내역과 허위로 작성된 확인설명서는 부동산의 과실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실상계'는 변수, "손해액 40~60% 배상 가능성"


다만 A씨가 손해액 8,800만 원 전액을 돌려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법원은 통상 임차인에게도 계약 전 등기부등본 등을 스스로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아 '과실상계' 원칙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법원은 통상 전체 피해액의 40%에서 60% 내외로 배상 책임을 제한하여 판결한다"며 A씨의 경우 약 3,500만 원에서 5,300만 원 사이를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부동산 대표 개인에게 재산이 없을 수 있으므로, 변호사들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공동 피고로 지정해 공제금을 청구하는 것이 실질적인 회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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