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산후우울증' 진단서 내밀며 이사비 요구, 책임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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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산후우울증' 진단서 내밀며 이사비 요구, 책임져야 하나

2026. 07. 14 10:0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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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층간소음 분쟁 안 알린 게 '기망'? "돈 있으면 주겠다"는 위로가 '약속'?

층간소음 피해를 주장한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배상을 요구했다./ AI 생성 이미지

어머니를 대신해 임대차 계약을 맺은 A씨는 최근 세입자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윗집 층간소음을 문제 삼으며 월세 감면은 물론, 이사비와 병원비까지 달라는 것이었다.


세입자는 과거 A씨의 어머니가 윗집과 소음으로 다퉜던 사실을 숨겼으니 '사기'라 주장하며 산후우울증 진단서까지 내밀었다. 임대인 A씨는 과연 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까?


과거 '일회성' 분쟁, 알리지 않았다면 '고지의무 위반'일까


세입자는 A씨의 어머니가 거주할 당시 윗집과 층간소음으로 경찰까지 출동했던 사실을 계약 전 알리지 않은 것을 '고지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중요한 하자를 숨긴 기망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과거 일회성 분쟁만으로는 법적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고지의무 위반이나 기망이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의사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사실이어야 하므로, 단순 소음 민원 한 건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과거 경찰이 한 차례 출동한 사실만으로 주택에 계속적인 하자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망이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다.


'일상 소음'에 산후우울증, 임대인이 병원비·이사비 물어줘야 할까


세입자는 층간소음으로 인해 산후우울증이 생겼다며 병원비와 이사비, 복비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A씨가 확인한 소음 증거 영상은 소리를 최대로 키워야 겨우 들리는 일상 소음 수준이었다. A씨는 윗집에 주의를 요청하는 문자를 보내는 등 중재 노력도 했다.


변호사들은 임대인의 책임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사회통념상 참기 힘든(수인 한도를 넘는) 소음이 존재하고, 임대인에게 그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어야 한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산후우울증 진단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인이 병원비나 이사비 등을 배상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산후우울증과 층간소음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도 "임대인이 윗집에 주의를 요청하는 등 중재 노력을 했다면, 책임 판단에서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머니의 '돈 있으면 주고 싶다'는 말, 법적 지급 약속 될까


세입자는 과거 A씨의 어머니가 도의적인 위로차 했던 "돈 있으면 주고 싶다"는 말을 '비용 지급 약정'이라며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법적 효력이 없는 단순 위로 표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국진호 변호사는 "단순한 위로의 말은 법적 구속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명확한 계약 의사가 있어야 법적 약정으로 효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또한 "단순히 비용을 지급하겠다는 도의적 발언은 구체적 약정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전화보다 문자 소통이 유리…책임 인정하는 발언은 금물"


A씨는 세입자의 압박에 전화 받기가 두려워 문자로만 소통해도 될지 우려했다. 변호사들은 이 방법이 법적으로 불리하지 않으며 오히려 증거 보존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병철 변호사는 "앞으로 전화 대신 문자로만 소통해도 법적으로 불리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록 보존에 유리하다"고 했다. 이진훈 변호사 역시 "모든 대화를 문자로 남기는 것이 증거 보전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호사들은 세입자의 요구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섣불리 책임을 인정하거나 보상을 약속하는 발언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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