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벌금 반절은 네가 내줘, 안 그러면 같이 탄 너도 신고할 거야" 공갈죄입니다
"음주운전 벌금 반절은 네가 내줘, 안 그러면 같이 탄 너도 신고할 거야" 공갈죄입니다
"음주운전 방조죄로 신고한다"며 돈 가져갔다면, 공갈죄 적용 가능

"음주운전 방조죄로 고소하겠다"는 말에, 벌금액 반절을 대신 내준 A씨. 하지만 자신은 정말 억울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그날은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A씨는 많이 취해 있었다. 같이 술자리를 한 지인으로부터 B씨가 자신을 데려다줬다고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날의 술자리에 대한 기억이 사라질 때쯤, 자신을 데려다줬다던 B씨에게 연락이 왔다.
"음주운전 벌금 500만원 나왔어. 같이 탔으니까 250만원 보내줘."
A씨를 데려다주던 날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고, 당시 함께 동승했었기 때문에 벌금을 반반씩 부담하자는 내용이었다. A씨는 기억도 안 나는 일이었기에, 당연히 거절했다. B씨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자신은 분명 말렸을 것이고 그 차에 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자 B씨는 "그럼 음주운전 방조죄로 신고하겠다"고 했다. 이어 A씨의 회사를 들먹이며 협박을 했다.
이에 A씨는 망설이다가 벌금의 절반인 250만원을 B씨에게 송금했다. 직장을 다니는 데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했다. 자신이 어렵게 취업한 걸 약점으로 B씨가 협박한 것 같았다. 결국 B씨를 고소하기로 마음먹은 A씨. 다만, 정말 자신이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음주운전 방조란 '음주운전엔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음주운전을 수월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 할 것을 알면서 차량 열쇠를 제공하거나, 음주운전이 예상되는데 술을 계속 권유하거나, 술을 마실 것을 권유한 뒤 그 차에 같이 탔다면 방조로 처벌될 수 있다.
A씨 역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다만 B씨의 말처럼 음주운전자의 차에 같이 탔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는 "술에 취해 기억이 없는 상황이었고, 당시 상황에 대한 증거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무조건 방조범으로 처벌받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벌금을 내주지 않으면 음주운전 방조죄로 신고하겠다'는 B씨의 말은 공갈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갈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동원해 돈을 뜯어내는 행위다. 형법 제35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여기서 말하는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B씨가 A씨의 직장을 들먹이면서 '돈을 주지 않으면 음주운전 방조죄로 신고하겠다' 협박해 돈을 받은 사안이므로 공갈죄에 해당한다.
다만,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는 "고소한다고 곧바로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며 "상대방이 합의금 명목으로 A씨에게 피해금 및 피해보상금을 지급하게 해 피해를 회복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