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물기 차량 골라 일부러 들이받고"... 7개월간 3400만원 챙긴 20대
"꼬리물기 차량 골라 일부러 들이받고"... 7개월간 3400만원 챙긴 20대
고의 사고 후 가짜 견적서로 이중 청구
"단순 사기 아닌 특수 범죄, 실형 불가피"

과속으로 달려 고의로 교통사고 내는 A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 / 연합뉴스
대전 중구 일대의 교차로. 꼬리물기를 하며 신호를 위반하거나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이 나타나자 뒤따르던 승용차가 속도를 줄이는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다.
방어 운전이 아닌, 고의적인 충돌이었다.
교차로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만을 골라 고의로 사고를 내고 3천400여만 원의 보험금을 타낸 20대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단순 교통사고로 위장했으나, 수사 결과 꼬리가 긴 보험사기 행각이 드러났다.
대전 중구 교차로 맴돌며 '고의 쿵'
사건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대전 중구 일대의 교차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20대 남성 A씨는 가족 명의의 차량을 몰고 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그의 타깃은 교차로에서 꼬리물기를 하거나 무리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들이었다.
A씨는 상대 차량이 법규를 위반하는 틈을 노려 고의로 과속해 차를 들이받았다.
교차로 신호 위반이나 차로 변경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상대방의 과실 비율이 높게 책정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피해 운전자들은 자신의 법규 위반 사실 때문에 사고의 고의성을 의심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수법으로 A씨가 6개 보험사로부터 타낸 보험금은 총 3천400여만 원에 달했다.
A씨의 범행은 사고 유발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차량을 실제로 수리하지 않았음에도 수리비를 받아내기 위해 차량 견적서를 복사해 허위로 보험사에 제출했다.
심지어 차량 간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비접촉 사고 상황에서도 병원 치료를 받는 등 보험금을 챙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중부경찰서는 A씨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고의 사고는 '사기'… 위조된 견적서는 '별건 범죄'
이번 사건은 고의적인 교통사고 유발뿐만 아니라 문서 위조 행위까지 결합된 지능형 범죄다. 법조계에서는 A씨가 보험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것을 넘어, 적극적인 위조 행위까지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고 분석한다.
'우연' 가장한 고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 제1항 제1호는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 또는 내용에 관하여 보험자를 기망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A씨가 신호위반 차량 등 과실이 많이 인정되는 상황을 노려 고의로 과속해 충돌한 것은 '우연한 사고'라는 보험의 대전제를 위반한 명백한 기망 행위다.
특히 7개월간 특정 패턴의 사고를 반복적으로 낸 점은 우연이 아닌 고의성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다. 비접촉 사고임에도 병원 치료를 받은 것 또한 실제 손해를 부풀려 청구한 것으로 사기죄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
수리비 챙기려 만든 가짜 서류… 사문서위조죄 성립
이번 사건의 또 다른 법적 쟁점은 A씨가 제출한 '허위 견적서'다. A씨는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도 수리비를 타내기 위해 견적서를 복사해 제출했다.
이는 형법상 사문서위조(제231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제234조)에 해당한다. 정당한 권한 없이 정비업체 명의의 문서를 위조하고, 이를 진짜인 것처럼 행사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이러한 문서 위조 행위를 단순한 사기를 넘어선 적극적인 범죄 행위로 판단하며, 이는 보험사기죄와는 별개로 경합범으로 가중 처벌받게 된다.
예상되는 처벌 수위는?
수개월간 6개 보험사를 상대로 반복 범행을 저지른 점, 편취액이 3,400여만 원에 달하는 점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고의 교통사고는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행위이므로 처벌 수위가 높다.
유사 판례를 분석했을 때,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가 추가로 인정될 경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죄와 함께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형량이 가중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20대 초범이라 하더라도 구속 수사가 진행된 점, 범행의 상습성과 계획성이 뚜렷한 점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