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든 괴한 막았다가 ‘쌍방폭행’…시민의 눈물 섞인 호소
흉기 든 괴한 막았다가 ‘쌍방폭행’…시민의 눈물 섞인 호소
상대는 ‘특수폭행’인데 나는 왜 ‘폭행’ 피의자?…검찰에 억울함 호소

서울 강서구에서 공익활동을 하던 시민이 자전거와 흉기로 위협하는 남성에게 방어하다 '쌍방 폭행' 피의자로 몰렸다. / AI 생성 이미지
서울 강서구에서 공익활동을 하던 시민이 자전거와 흉기로 위협하는 남성에 맞서다가 되려 ‘쌍방폭행’ 피의자로 몰렸다.
상대는 특수폭행 혐의가 인정됐지만, 방어한 시민에게도 폭행 혐의가 적용돼 검찰로 넘어간 것. CCTV와 112 신고 녹취 등 명백한 증거를 손에 쥔 시민은 정당방위를 인정해 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자전거로 돌진, 발 밟고 흉기 위협까지…참혹했던 그날
사건은 2026년 4월,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주민센터 인근에서 벌어졌다. 공익활동가 A씨가 주민과 대화를 나누던 중, 한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둘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돌진했다. A씨는 순식간에 발을 밟히고 신체 접촉을 당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상대방은 흉기(칼)까지 소지한 상태에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저는 상대방의 선제적 접근과 신체접촉 및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방어적으로 본능 반응하였고, 해당 행위가 폭행으로 평가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행동이 공격이 아닌 방어였음을 분명히 했다.
상대는 특수폭행, 나는 단순폭행?…경찰의 기계적 판단 논란
A씨는 즉시 112에 신고했지만, 경찰의 판단은 그를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경찰은 상대 남성이 위험한 물건(자전거, 흉기)을 사용한 점을 들어 ‘특수폭행’ 혐의를 인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A씨 역시 ‘폭행’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일방적 공격에 맞선 방어 행위가 ‘쌍방폭행’으로 취급된 것이다. A씨는 CCTV 원본 영상, 시간대별 분석자료, 상해 진단서, 신변보호 요청서까지 제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수사기관의 판단을 뒤집진 못했다.
황당하게도 상대방은 현장에서 “네가 길을 막았잖아”라고 주장했지만, A씨가 확보한 CCTV에는 오히려 상대방이 무리하게 틈을 파고드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소극적 방어 입증이 관건…CCTV가 핵심 증거”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핵심 쟁점은 ‘정당방위’ 인정 여부가 됐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한국 실무상 정당방위 인정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법리 구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CCTV 원본 영상과 캡처 자료는 상대방이 먼저 두 사람 사이의 공간으로 진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입니다. 112 신고 당시 녹음에서 상대방 스스로 ‘네가 길을 막았잖아’라고 진술한 부분은 상대방 주장의 일관성 결여를 보여주는 유력한 탄핵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증거 활용법을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 역시 “특히 상대방이 흉기(칼)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방어행위의 상당성을 뒷받침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검찰 단계에서는 정당방위만 주장하기보다 무혐의, 예비적으로 방어행위 또는 처벌 필요성 낮음까지 함께 구성하는 편이 안전합니다”라며 다각적인 법리 구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