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앞두고 ‘이 돈’ 받으면 무효…“절대 손대지 마세요”
상속포기 앞두고 ‘이 돈’ 받으면 무효…“절대 손대지 마세요”
어머니 보험 해지환급금, 수익자라도 받으면 ‘빚 상속’ 함정 빠질 수도

빚 때문에 상속을 포기할 경우, 고인 명의 보험의 '해지환급금' 수령에 주의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어머니가 남긴 빚을 피하려 상속포기를 준비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법적 함정에 빠질 뻔한 A씨. 바로 어머니 명의 보험의 ‘해지환급금’이었다.
변호사들은 “사망보험금과 달리 해지환급금은 고인의 재산”이라며 “이를 수령해 사용하는 순간 빚까지 전부 상속받는 ‘단순승인’으로 간주돼 상속포기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한순간의 실수가 빚더미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어떻게 피해야 할까.
“어떻게 안 받을 수 있나요?”…상속포기 앞둔 자녀의 호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남겨진 채무 때문에 상속포기를 결심한 A씨에게 예상치 못한 고민이 생겼다. 과거 어머니가 자신을 수익자로 지정해 둔 보험이 문제였다. 보험료 미납으로 효력이 정지된 상태였지만, 다른 상속인인 형제가 이 보험을 임의로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이 수익자인 A씨에게 자동 지급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A씨는 “어떻게하면 제가 지급 받지않을수가있을까요?? (상속포기할때 이것 때문에 문제가 생길것 같아서 그렇습니다)”라며 법률 전문가들에게 절박한 질문을 던졌다.
사망보험금은 ‘내 돈’, 해지환급금은 ‘고인의 재산’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A씨가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과 받아서는 안 될 ‘해지환급금’의 법적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사망 시 지급되는 보험금은 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취급돼 상속포기와 무관하게 수령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사망보험금에 대해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입니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라고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A씨 사례처럼 실효된 보험의 ‘해지환급금’은 계약자가 생전에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돌려받는 것이므로 명백한 ‘상속재산’에 해당한다.
홍현필 변호사는 “해지환급금을 청구하여 수령하거나 이를 소비하는 행위는 민법 1026조 1호에서 규정하는 상속재산의 처분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는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되어 향후 진행할 상속포기 절차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중대한 법적 결격 사유가 됩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빚을 피하려던 선택이 되려 모든 빚을 떠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최선의 방어는 ‘지급 보류 요청’…내용증명으로 증거 남겨야
그렇다면 이 법적 함정을 피할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보험사에 ‘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하고 공식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심규덕 변호사는 “보험사에 즉시 연락하여 상속포기 진행 사실과 해지환급금 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고, 상속 절차 완료 시까지 보험 해지 및 환급금 지급 보류를 요청하십시오. 이를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여 서면 증거를 반드시 남겨두셔야 합니다.”라고 구체적인 대응법을 제시했다.
혹시라도 다른 상속인이 해지를 강행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돈이 입금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도 대처 방법은 있다. 한대섭 변호사는 “만약 형제가 해지를 강행하여 수익자인 A씨의 통장으로 환급금이 입금된다면, 절대 그 돈을 인출하거나 이체하지 마십시오.”라고 강조하며 “돈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단순승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돈을 사용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자신도 모르게 들어온 돈이라도 절대 손대지 말고 즉시 법률 전문가와 상의해 반환 또는 공탁 절차를 밟아야 안전하게 상속포기를 마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