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이런 경우라면 허용돼야" 대법원이 짚은 예외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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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 이런 경우라면 허용돼야" 대법원이 짚은 예외 사유

2022. 07. 13 15:53 작성
홍지희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h.h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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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상대 배우자 혼인 유지 의사, 전체적 상황 보고 판단해야"

혼인 관계가 파탄나는데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이혼 청구를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유책주의를 채택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엔 '예외'가 있다는 것이다. /셔터스톡

혼인 관계가 파탄나는데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이혼 청구를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간 우리 법원은 결혼을 깬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有責主義)'를 주로 채택해왔는데, 대법원이 이에 대한 '예외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13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유책배우자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A씨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혼인 관계 파탄에 책임 있다" 1·2심에선 모두 패소했지만⋯

이 사건 A씨는 지난 2010년 아내 B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부부에겐 자녀도 있었지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끝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A씨는 아내 B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2016년, 2019년 세 번에 걸친 A씨의 이혼 청구 소송. 2013년엔 소를 취하해, 본격적으로 소송전이 벌어진 건 2016년부터다. 그해부터 A씨는 B씨와 자녀를 두고 집을 나가 생활했다. B씨는 이혼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결혼 생활이 깨진 건 A씨가 집을 나가버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유책배우자이니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며 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해버렸다.


A씨는 한 차례 이혼 소송에서 진 뒤에도 별거를 이어갔고, 결국 지난 2019년 한 번 더 소송을 냈다. 이번에도 1·2심 판결 결과는 똑같았다. ▲아내 B씨에게 이혼 의사가 없고 ▲유책배우자인 A씨가 패소 판결을 받고도 가정으로 돌아가지 않은 점,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대법원, "장기간 별거하며, 관계 회복될 가능성 없어"⋯유책주의 예외 제시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혼을 거부하는 상대방의 혼인 계속 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언행과 태도를 모두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견해였다.


즉, 정말로 B씨가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이에 협조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A씨가 혼인 관계 유지에 고통을 토로하고 있음에도, B씨는 가출을 이유로 돌아오라는 요구만 반복했다"고 했다. 이어 "B씨가 종전 소송에서 문제가 됐던 A씨의 유책성을 계속해서 비난하고, 전면적인 양보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우라면 B씨 역시 제대로 혼인 관계를 이어가려는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또한 대법원은 장기간 별거가 고착화되고, 이미 부부 관계가 와해돼 회복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A씨가 아내 B씨를 설득해 원만히 협의 이혼을 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소송을 통해서 밖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A씨가 별거 중인 동안에도 자녀 양육비 등을 꾸준히 지급하고, 아파트 담보대출금을 갚은 사정 등도 A씨의 '유책성'을 줄이는 요소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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