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무혐의', 끝나지 않은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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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무혐의', 끝나지 않은 수사

2026. 05. 12 15:2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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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혐의없음'에도 검찰 송치, '전건 송치' 원칙 때문

가정폭력 사건은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판단해도 '전건 송치' 원칙에 따라 의무적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 AI 생성 이미지

배우자로부터 가정폭력으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없음' 처분을 받고도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서 당사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 사건의 경우 경찰의 판단과 무관하게 모든 사건을 검찰로 보내는 '전건 송치'가 원칙이며, 판단이 뒤집힐 확률은 극히 낮다고 설명한다.


"무혐의라더니"… 끝나지 않은 경찰 조사, 왜?


배우자가 제기한 폭행, 가정폭력, 스토킹 등 5개 혐의에 대해 경찰로부터 '증거불충분' 및 '혐의없음' 판단을 받은 A씨. 수사가 종결되었다는 경찰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검찰로 이관된다는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반 형사사건이라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으로 마무리될 수 있지만, 가정폭력 사건은 법이 다르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가정폭력처벌법) 제7조에 명시된 '전건 송치 원칙' 때문이다.


홍대범 변호사는 "사법경찰관은 가정폭력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사건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불송치 결정권이 생겼지만,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사건은 예외다.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최종적인 사건 종결 권한은 검사에게 있다.


정복연 변호사는 이 취지에 대해 "가정이 사회의 기초 단위인 만큼, 수사기관이 임의로 종결하기보다 검사가 최종적으로 한 번 더 면밀히 검토하여 형사 처벌을 할지, 아니면 보호 처분을 할지 결정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뒤집힐 확률은? "통계적으로 매우 낮지만 0%는 아냐"


가장 큰 불안은 '혹시 검찰의 판단이 뒤집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다수 변호사들은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홍성환 변호사는 "매우 낮습니다만 가끔 뒤집히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조기현 변호사 역시 "있기는 합니다만 매우 드뭅니다"라고 답했다.


경찰이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직접 조사하고 물증을 검토해 내린 결론이므로, 검찰 역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장 수사팀의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다만, 판단이 뒤집히는 예외적인 경우도 존재한다. 홍대범 변호사는 "고소인이 검찰에 추가 증거를 제출하거나 강력하게 재수사를 요청하는 경우" 또는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던 중 법리 해석상 경찰과 견해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를 가능성으로 꼽았다.


'형사처벌' 피해도 '보호처분' 가능성은 남아


경찰의 '혐의 없음' 의견이 검찰에서 그대로 유지되어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되는 것이 가장 흔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바로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가정폭력사건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도 검사가 기소하지 않고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형사 처벌(벌금, 징역 등)은 아니지만, 가정의 평화와 회복을 위해 법원이 상담, 사회봉사, 접근금지 등 '보호처분'을 내리는 절차다.


홍대범 변호사 역시 "수사 결과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니더라도, 가정의 평화 회복을 위해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는지 검사가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전건 송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형사처벌을 피하는 것과 별개로, 가정보호사건 송치를 막기 위한 법적 대응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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