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2년 만에 집 나간 배우자가 이혼 조건으로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 요구해
재혼 2년 만에 집 나간 배우자가 이혼 조건으로 터무니없이 많은 금액 요구해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갔다면, ‘악의의 유기’로 법정 이혼 사유 돼
감정 싸움할 필요 없이 조정이혼이나 재판상 이혼 통해 재산분할 해야

재혼 2년만에 집을 나간 아내가 이혼 조건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남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셔터스톡
A씨는 2021년 가을에 재혼했다. 아내가 A씨의 집에 들어와 함께 살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혼인 생활은 성격 차이로 오래가지 못했다. 아내는 지난 10월 집을 나가 별거 중이다.
두 사람 모두 헤어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아내가 헤어지는 조건으로 터무니 없이 많은 돈을 요구한 것이다. 이 금액을 주지 않으면 이혼해 주지 않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A씨가 변호사 조언을 구했다. 그는 아내의 가출 신고를 하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도 문의했다.
변호사들은 협의이혼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조정이혼이나 재판을 통한 이혼을 권한다. 두 사람이 말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법원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법무법인신광 정복연 변호사는 “이러할 때는 협의이혼이 어렵고, 조정이혼이나 소송이혼을 해야 한다”며 “조정이혼은 법원을 통해 협의하는 것이고 소송이혼은 상대방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인데, 조정이혼에서도 합의가 안 되면 소송으로 전환된다”고 짚었다.
정 변호사는 “부부 중 한쪽이 일방적으로 가출을 하는 것은 법정 이혼 사유 중 ‘악의의 유기’에 해당해, 재판을 통한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도 “아내가 집을 나갔다면 이미 혼인 관계는 파탄에 이르렀기에, 이를 이유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유안 김용주 변호사는 “아내에게 이혼 의사가 있고 자발적으로 집을 나간 것이라면, 설사 이혼소송에서 아내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혼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 사유로 다음 여섯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1.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시부모, 장인, 장모 등)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을 때
6.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그러나 굳이 A씨가 아내의 가출을 신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수앤인 합동법률사무소 박수진 변호사는 “가출 신고는 가출 입증을 위한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가출 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출을 입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현시점에서 A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재산분할도 법에 따라 진행하는 게 좋을 것으로 봤다.
법률사무소 니케 이상준 변호사는 “서로 감정싸움 할 필요 없이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만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고 이혼하는 게 빠르고 덜 힘든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혼인 기간이 2년에 불과해 아내의 기여도는 매우 낮게 나올 것 같다”며 “재산분할금을 조금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주 변호사도 “혼인 기간이 비교적 짧아 부부 공동 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아내의 기여도가 많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