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서 속옷끈 '툭'…처벌 대신 '합의금' 원했다가 '공갈죄' 될 수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회식서 속옷끈 '툭'…처벌 대신 '합의금' 원했다가 '공갈죄' 될 수도

2025. 12. 26 11:4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직장 내 성추행 피해, 형사고소 없이 해결하려다 '역고소' 위험…변호사들 "섣부른 합의 요구는 금물, 변호사 통해야"

회식 자리 성추행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합의금을 요구하면 공갈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불쾌한 신체 접촉, 법적 조치 없이 가해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싶다는 피해자의 고민에 법률 전문가들은 '강제추행'이 맞지만, 개인이 합의금을 요구하면 '공갈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숄더 니트를 입고 참석한 회식 자리. 한 동료가 다가와 "이걸로 입 닦으면 되나?"라며 니트 끝을 잡아당겼다. 다른 동료들 앞에서 속살이 드러날 뻔한 아찔한 순간, 불쾌감을 표시하고 겨우 넘어갔다.


하지만 잠시 후, 다른 동료가 이번엔 어깨에 노출된 속옷 끈을 잡아당겼다 튕기는 장난을 쳤다. 충격과 당혹감에 아무 말도 못한 채 자리를 떠야 했던 A씨. 그녀는 가해자를 법정에 세우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한 '재산상 손해'를 입혀 잘못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 이 복잡한 심경을 들고 그녀는 법의 문을 두드렸다.


"이걸로 입 닦으면 되나?"…선 넘은 회식자리 추행


A씨가 겪은 일은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니트를 잡아당겨 신체 노출을 유발한 행위, 그리고 명백한 신체 접촉인 속옷 끈을 튕긴 행위.


A씨는 목격자와 CCTV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두 번째 행위에 대해 가해자가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않고 있음에도,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녀의 질문은 명료했다. 이것이 성추행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고소 없이 합의금을 받아낼 수 있는지였다.


변호사들 "명백한 강제추행…진술만으로도 처벌 가능"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은 거의 일치했다. A씨가 겪은 행위는 형법상 '강제추행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될 것으로 사료된다"며 "성범죄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면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 역시 "속옷끈을 잡아당기는 행위는 명백한 신체 접촉이므로 성추행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추행 행위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고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A씨의 사례는 이 기준을 충족한다는 분석이다.


"합의금으로 복수?"…잘못하면 '공갈죄' 역풍 맞는다


문제는 A씨가 원하는 '합의'의 방식이었다. 그녀의 목적은 '가해자의 재산상 손해'였지만,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직접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는 "성추행 여부도 명백하지 않고 경미한 사안에서 합의금부터 요구하게 된다면 공갈죄로 역고소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합의는 가해자가 처벌을 낮추기 위해 제안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 역시 "변호사 조력 없이 합의금을 요구했다가 오히려 공갈로 고소당할 우려가 있다"며 전문가를 통해 합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섣부른 요구가 '피해자'를 순식간에 '가해자'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다.


합의금 적정선은? 고소 없이 해결할 다른 길


그렇다면 적절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법적 대리인을 통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합의금 액수는 정해진 바 없으나,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보통 삼백만원에서 천만원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언급했다.


가해자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 반성 정도에 따라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합의가 결렬된다면 형사 고소를 통해 가해자를 압박하거나,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회사 내 고충처리위원회 신고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형사 절차를 밟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결국 A씨의 바람처럼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냉철하고 전략적인 법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