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고소 합의 조건으로 돈 대신 성관계를 요구합니다"
"그가 고소 합의 조건으로 돈 대신 성관계를 요구합니다"
합의해주는 대신 성관계 요구한 상대방
변호사들 "강요 미수에 해당하는 사안"

고소를 당한 A씨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다. 이에 상대방에게 사과와 함께 적당한 금액을 주고 합의하고 싶다. 그런데 상대방은 합의 조건으로 돈 대신 다른 것을 요구했다. /셔터스톡
얼마 전 고소를 당한 A씨.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았기에, 상대방에게 사과를 하고 적절한 금액에 합의할 의사도 있었다. 경찰 조사를 받으며 이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다 상대방 B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합의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B씨는 합의금 대신 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바로 성관계였다.
죄를 지은 건 잘못 했지만, 이를 빌미로 자신을 성착취 대상 취급하는 게 너무 화가 난다. A씨는 B씨를 고소하려고 하는데, 어떤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지 변호사에게 도움을 구했다.
형법상 강요죄는 ①폭행 또는 협박으로 ②다른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게 했을 때 성립한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제324조 제1항). 또한, 미수범 역시 처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은 B씨의 행동은 강요미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상대방이 합의서를 써 주는 대신 성관계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있다면, 강요미수로 고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도 "합의를 조건으로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은 법적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더욱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상대방의 행위가 '협박'에 해당하는 수준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혜안의 안병찬 변호사는 "강요미수죄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긴 하다"면서도 "협박의 증거가 있는지 등이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방이 합의를 빌미로 협박을 하면서 성관계를 요구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제안만 한 경우인지에 따라 결론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 같은 분석은 강요죄의 성립 요건이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변호사 이용익 법률사무소'의 이용익 변호사도 "상대방 행위가 (법에서 말하는) 협박이라 볼 수 있을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 우선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상대방의 제안을 거절하고 약간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 절차는 다시 진행해 보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합의가 안 된다면, 여태까지 있던 합의 과정에 대한 내용을 의견서로 작성해 담당 수사기관에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상대방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수사가 진행될 것이란 취지다.
변호사들은 B씨에게 강요미수 혐의가 적용되면, A씨의 고소 사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법무법인 SC 심강현 변호사는 "고소인이 피의자인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원 사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