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사탄' 댓글 고소…“합의하면 100% 끝납니다, ‘이 문장’만 넣는다면”
'악마사탄' 댓글 고소…“합의하면 100% 끝납니다, ‘이 문장’만 넣는다면”
"합의서에 이 문장 빠지면 말짱 도루묵"…변호사 12인이 밝힌 모욕죄 합의의 모든 것. 경찰서 가기 전 필독.

모욕죄 합의서의 핵심은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을 명시하는 것이라고 변호사들은 강조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모욕죄 합의, '고소 취하' 명시가 핵심
"하는 짓이 악마사탄이네." 인터넷에 무심코 남긴 댓글 한 줄이 A씨의 발목을 잡았다. 모욕죄 혐의로 피의자가 된 A씨는 고소인과 합의하면 사건이 끝날 것이라 기대했지만, ‘혹시 검사가 벌금형이라도 내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A씨의 고민에 법률 전문가 12인이 명쾌한 해법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의 걱정은 기우다.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親告罪)’이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검사는 사건을 기소할 권한 자체가 사라진다.
정봉광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고소 취소 시 검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재판에 넘겨졌어도 1심 선고 전이라면 '공소기각'으로 사건은 종결된다"고 설명했다.
합의서의 핵심, ‘고소 취하’ 명시해야
그렇다면 어떻게 합의해야 뒤탈이 없을까. 변호사들은 합의서에 들어갈 ‘마법의 문장’을 강조했다. 단순히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합의서에는 다음 예시처럼 고소를 취하한다는 명시적 내용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소인 OOO은 피고소인 XXX에 대한 OOOO년 O월 O일자 OOO경찰서에 접수한 모욕 고소 사건(사건번호: 2024형제12345)에 대한 고소를 모두 취하하며, 향후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한다."
이 변호사는 "사건번호와 함께 '고소를 취하한다'는 명시적 문구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함께 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것이 수사기관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는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합의의 골든타임, '경찰 단계'를 놓치지 마라
합의 시점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경찰 수사 단계’가 합의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단계별 차이는 명확하다.
1단계 (BEST): 경찰 수사 중 합의
이 단계에서 고소 취하가 이뤄지면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보내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A씨의 수사 경력 자료에는 아무런 기록도 남지 않는 가장 깔끔한 마무리다.
2단계 (GOOD): 검찰 송치 후 합의
검찰 단계에서 합의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된다. 다만,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수사 경력 자료’에 남아 5년간 보관된다.
3단계 (LAST CHANCE): 재판 중 합의
재판이 시작된 후라도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하면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다. 처벌은 피하지만, 이미 재판까지 진행돼 시간과 비용 부담이 가장 크다.
무조건 합의가 능사?…'모욕' 아닐 수도
한편, 일부 변호사는 섣부른 합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강성민 변호사(법무법인 필)는 A씨의 발언 자체에 주목하며 "문맥과 상황에 따라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아 불송치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는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없는 추상적 표현이나 다소 무례한 표현은 모욕죄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공적인 인물이나 사안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면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무조건 합의에 나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신의 발언이 법리적으로 모욕죄에 해당하는지 먼저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단 고소가 된 이상, 가장 확실하고 빠른 해결책이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라는 점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