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없으면 성폭력"…하룻밤 뒤 돌변한 여성, 남성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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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 없으면 성폭력"…하룻밤 뒤 돌변한 여성, 남성의 운명은?

2026. 03. 05 10:2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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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출근했는데" 억울함 호소…법조계 "CCTV가 핵심 증거"

데이팅 앱으로 만난 여성에게 '콘돔 미사용'으로 성폭력 고소당한 남성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 AI 생성 이미지

데이팅 앱으로 만난 여성과 하룻밤을 보낸 뒤, "콘돔 미사용은 성폭력"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고소당한 남성의 사연이다. 남성은 "합의된 관계였고, 직후 다정하게 출근길에 동행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관계 전후의 행적이 담긴 CCTV 등 객관적 증거를 '골든타임' 안에 확보하는 것과, 초기 수사 단계에서부터 법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수는 안 했지?" 묻더니 "성폭력이야"…문자 한 통에 뒤바뀐 상황


법률 상담 플랫폼에 글을 올린 남성 A씨는 "어플에서 만난 분과 술을 마시고, 저희 집으로 와 2차를 했습니다"라며 사건의 전말을 털어놨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첫날 밤에는 콘돔이 없어 관계를 갖지 않았으나 다음 날 아침 "양측 다 문제 없이 관계를 맺었습니다(질외사정)"라고 했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출근 준비를 하고 집을 나와 손을 잡고 지하철역까지 동행한 뒤 평범하게 헤어졌다.


평온했던 일상은 여성에게서 온 문자 한 통으로 산산조각 났다. 여성은 "오빠, 어제 아침에 안에 실수는 안했지? 불안해서 ㅠ"라며 운을 뗀 뒤, "오빠, 근데 내가 콘돔 없이는 안 한다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강제로 한 거는 성폭력이야. 그건 알지?"라며 A씨를 성폭력 가해자로 몰아세웠다.


출장 중이라 답이 늦었던 A씨는 "아, 나 오늘 출장이라 늦게 봤어 xx(이름)아. 당연히 실수는 안했어 걱정 안해도 돼"라고 답했지만, 며칠 뒤 국가수사본부로부터 사건이 접수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피임' 조건 어기면 강간?…'조건부 동의' 둘러싼 법적 쟁점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콘돔 사용'이라는 조건이 성관계 동의의 본질적인 부분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성관계 자체에는 동의를 했다면 강간죄 성립은 어렵습니다"라며, 이 부분을 입증하는 것이 무혐의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법무법인 편율의 신상의 변호사는 안일한 대응을 경고했다. 그는 "전날 밤 콘돔 미착용을 이유로 관계를 거절했다는 사실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피임 도구 사용'을 전제로 함을 A씨가 이미 인지했다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라며, 수사기관이 이를 '명시적 거부 의사를 무시한 행위'로 판단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씨에게 유리한 정황도 분명 존재한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피해자가 출근 준비를 하고, 함께 손을 잡고 지하철역까지 동행한 사실은 강제성이 없었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여성의 메시지 중 "실수는 안 했지?"라는 질문은 관계 자체를 부인하기보다 피임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강제성이 없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영상 보관 기한 짧다"…운명 가를 CCTV, 확보가 관건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객관적 증거'를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관계 직후 두 사람의 행적이 담긴 영상 자료는 사건의 진실을 밝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제이케이의 이완석 변호사는 "A씨가 언급한 '관계 후 함께 손을 잡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한 사실'은 강간 피해자의 일반적인 모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매우 유리한 정황입니다"라며 "이 장면이 담긴 CCTV나 블랙박스 영상을 즉시 확보하는 것이 대단히 시급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승현 변호사 역시 "건물 감시카메라, 엘리베이터, 주차장, 주변 상가 등 영상의 보관 기한이 짧으므로 즉시 보존 요청이 필요합니다"라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는 "영상자료에서 손을 잡고 지하철 역으로 간 모습 등 확인되면 주장할 수 있습니다"라며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주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섣부른 연락은 독"…무고죄까지 염두에 둔 '초기 대응'


사건이 정식으로 접수된 이상, A씨의 초기 대응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변호사들은 섣불리 상대 여성에게 연락해 해명하거나 사과를 시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해명, 설득, 사과 시도는 오히려 불리한 증거로 남을 수 있습니다"라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후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무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적극적인 방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검사 출신인 솔루젠 법률사무소의 송승환 변호사는 "구체적 대화내용 등을 살펴야 하겠지만 위 대화내용과 이에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자료가 있는 경우 무혐의 뿐 아니라 상대방의 무고혐의도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조사부터 자신의 무혐의를 넘어 '무고'혐의의 성립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휘발성 강한 증거들을 신속히 확보하고, 법리적 쟁점을 토대로 첫 조사부터 일관되고 논리적인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A씨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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