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만 120개…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 속 임대차계약, 현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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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만 120개…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 속 임대차계약, 현실이라면?

2022. 09. 07 16:58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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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사항 개수 등은 임대인 마음대로 정해도 될까

변호사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법적인 제한 없어"

임대인이 드라마처럼 120개가 넘는 특약사항을 요구한다면 어떨까. 건물주(임대인)가 원하면 모두 들어줘야만 하는지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네이버TV '법대로 사랑하라' 캡처

건물주가 내민 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 한 손으로 들기도 어려울 정도로 두꺼운 이 서류엔 '약속을 잡지 않는 한 건물에서 마주쳐도 말 걸지 마라'는 등 온갖 특약사항이 기재돼 있었다. 분량으로 따지면 무려 120개가 넘는 특약사항에 건물 계약을 앞둔 카페 사장은 당황스럽다.


최근 방송된 KBS2TV '법대로 사랑하라'의 한 장면이다. 극 중에서 건물주 정호(이승기 분)는 특약사항을 모두 고수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결국 카페 사장 유리(이세영 분)는 카페 운영을 포기할 수 없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임대인이 이처럼 많은 양의 특약사항을 요구한다면 어떨까.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처럼, 건물주(임대인)가 원하면 모두 들어줘야만 하는지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합의한 내용에 따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계약자유의 원칙

우리 민법은 '사적자치(私的自治)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이는 개인 간의 법률관계는 개인 각자에게 맡긴다는 원칙이다. 이에 따라 개인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계약자유의 원칙이라고 부른다.


즉, 임대인과 임차인은 어떤 내용으로 어떤 특약사항을 넣어 계약할 건지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법률사무소 해늘의 정기연 변호사는 "임대차계약의 특약 역시 계약의 내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임대인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며 "특약 개수에 법적으로 제한은 없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도 임대차계약에 수십 개의 특약 사항을 넣는 경우가 존재한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도 "임대인이 여러 개의 특약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계약은 양 당사자가 동의해야 성립한다"며 "임대인에게 특약 수정을 제안해보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약 거부를 하면 된다"고 했다.


정리하면, 임대인이 다수의 특약을 제시하는 것 자체는 임차인이 동의 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해늘'의 정기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로톡DB


특약 동의했어도⋯불법적인 내용이라면 무효

그런데 '불리한' 특약이라도 현실적인 여건상 받아들이는 임차인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도, 사적자치 원칙 등에 따라 인정될까. 이에 대해 김경태 변호사는 "임대인이 제시한 특약사항 등의 조건이 애초에 불법이거나, 반사회적인 내용이라면 민법을 근거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민법 제103조에 따르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보고 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에 명시된 규정을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적용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기연 변호사는 "위 법률들은 규정을 위반해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적용할 경우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 변호사는 "법률상 문제 되는 특약이 해당 임대차계약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핵심 내용이 아닌 경우라면, 해당 특약만 무효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리하면, 위법 소지가 있는 특약 등은 무효가 될 수 있지만 임대차계약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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