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지키다 주먹 맞았는데…나는 왜 피의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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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지키다 주먹 맞았는데…나는 왜 피의자인가

2026. 06. 15 11:3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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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남 막다 쌍방폭행 입건된 남편의 억울한 사연

아내를 위협하는 취객을 막다가 폭행당한 남성이 방어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쌍방폭행 피의자로 입건됐다. / AI 생성 이미지

가족과 귀가하던 길에 아내에게 욕설을 퍼붓는 만취 남성을 막아서다가 얼굴을 두 차례나 가격당한 남성이 쌍방폭행 피의자로 입건됐다. 방어를 위해 손을 들고 몸싸움을 벌였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의 기계적 판단을 뒤집기 위해선 CCTV 영상 등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공격'이 아닌 '방어'였음을 법리적으로 증명하는 치열한 싸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만취남의 위협, 아내 지키려다 시작된 악몽


사건은 지난 4월 30일 밤 10시경, 노래방 인근 길거리에서 발생했다. A씨는 아내, 친형 부부와 함께 택시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때 한 만취 남성이 다가와 A씨의 아내를 빤히 쳐다보며 욕설을 하고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A씨가 "왜 그러시냐"며 이를 제지하자 몸싸움으로 번졌다. A씨는 가해자의 공격을 멈추게 할 목적으로 때릴 것처럼 손을 들어올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 가격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 와중에 싸움을 말리려던 A씨의 형이 구조물에 걸려 넘어졌고, 가해자가 쓰러진 형에게마저 위협을 가하려 하자 A씨는 다시 다가가 제지했다.


바로 그 순간, 가해자의 주먹이 A씨의 얼굴에 두 차례 정통으로 날아들었다. 이후 가해자가 스스로 중심을 잃고 넘어지자, A씨는 추가 폭행을 막기 위해 그를 바닥에 붙들고 주변에 경찰에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얼굴 맞고 진단서 냈는데…경찰의 '쌍방폭행' 입건


다음 날 병원에서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아 경찰서를 찾은 A씨는 황당한 상황에 직면했다. 얼굴 상처 사진과 현장 CCTV 영상까지 모두 확보된 상태였지만, 경찰은 A씨를 피해자가 아닌 쌍방폭행 '피의자'로 입건했다. A씨가 가해자를 막기 위해 손을 들고 몸싸움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A씨는 "저는 실제로 때리지도 않았고 얼굴을 두 대나 맞았는데, 방어 차원의 행동이 쌍방폭행으로 성립된다는 경찰의 판단이 너무 억울합니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민철 변호사는 "경찰 실무상 길거리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은 양측 모두에게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보아, 기계적으로 쌍방폭행으로 입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라고 설명하며, A씨의 방어적 행동 역시 하나의 폭행으로 보고 입건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당방위 vs 쌍방폭행, 운명 가를 CCTV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시완 변호사는 "판례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이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그것이 새로운 적극적 공격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A씨의 행동이 공격이 아닌 방어의 흐름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사건의 향방은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 달렸다.


고용준 변호사는 "CCTV상 질문자님의 행동이 공격적으로 보이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진술보다 영상자료의 내용이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전망하며 영상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초기 대응이 전부…감정 호소 아닌 법리로 승부해야"


다수의 변호사들은 경찰의 쌍방폭행 입건이 최종 판단이 아니므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원석 변호사는 "경찰이 쌍방폭행으로 입건한 것 실무 관행 및 상대방도 피해를 주장하는 것에 따른 것 뿐이므로, 이 단계에서 입건 자체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조언했다.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감정적 호소를 넘어 법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안 변호사는 구체적인 진술 전략에 대해 "조사에서는 때릴 생각이었다거나 화가 나서 달려들었다는 식으로 표현하지 말고, 아내와 형을 보호하고 추가 폭행을 막기 위한 제지였다는 점, 실제 가격은 하지 않았다는 점, 상대를 제압한 뒤 즉시 신고를 요청했다는 점을 일관되게 말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위가 정당했음을 치밀하게 주장하는 것만이 억울한 누명을 벗을 유일한 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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