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없앴으니 알아서 나가라" 무한 면담 압박, 직장 내 괴롭힘입니다
"팀 없앴으니 알아서 나가라" 무한 면담 압박, 직장 내 괴롭힘입니다
사전 협의 없는 팀 해체 후 퇴사 종용
변호사들 "명백한 부당해고 시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회사가 사전 논의 한 번 없이 A씨가 맡던 온라인팀을 해체하기로 결정하고, 이 내용을 관리자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공유한 것이다. 이후 팀원들은 권고사직을 종용받았고, A씨에겐 전화, 메신저, 대면 미팅 등 형태를 가리지 않는 면담 요구가 빗발쳤다.
회사는 해체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사업을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해볼 수 있겠냐"는 등 오락가락하는 말로 A씨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A씨가 "2개월치 급여를 보상해주지 않으면 권고사직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자, 회사는 이를 거부하며 면담 요구를 계속해 A씨는 극심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명확한 사유 없는 '무한 면담'…"괴롭힘 맞다"
변호사들은 회사의 이런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창세의 장혜원 변호사는 "공식 해고통지 없이 ‘면담’이라는 명목으로 퇴직을 유도하고 정신적 압박을 반복하는 행위는 사용자의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인사권 행사"라며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근로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A씨의 경우처럼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팀 해체 통보 △명확한 이유 없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 설명 △퇴사를 종용하는 반복적 면담 요구 등은 모두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괴롭힘 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자발적 퇴사 유도하는 꼼수 "사직서 절대 쓰지 말아야"
회사가 공식 해고가 아닌 '권고사직' 형태를 고수하며 A씨를 압박하는 것은 해고에 따르는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해고 사유와 시기를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은 해고는 부당해고로 효력이 없다.
회사는 이 절차를 건너뛰기 위해 근로자가 스스로 사직서를 내는 '자발적 퇴사' 형태로 일을 마무리하려는 것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회사가 권고사직을 계속 종용한다면, 절대 사직서를 제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직서를 내는 순간 자발적 퇴사로 간주돼 향후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법적 대응이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법적 대응, '증거 확보'가 핵심
변호사들은 이런 상황에 부닥쳤다면 가장 먼저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선규 변호사는 "전화, 메신저, 대면 미팅 등 모든 면담 요청 및 진행 내용을 녹음하거나 상세히 기록해 증거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팀 해체를 알린 회의록, 권고사직을 종용하는 상사의 발언, 오락가락하는 회사의 설명 등 모든 자료가 법적 다툼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회사 내부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거나,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실제로 해고 통보를 한다면,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