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내 자식 인생이⋯" 피해자 협박하는 '적반하장' 가해자 부모 대응법 3
"너 때문에 내 자식 인생이⋯" 피해자 협박하는 '적반하장' 가해자 부모 대응법 3
특가법상 '보복 범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가해자 부모 고소
탄원서 및 변호사 의견서에 가해자 부모의 협박 행위 담아 제출
추가 피해 방지 위해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도 병행할 것

폭행을 당해 상해를 입은 동생. 그런데 가해자 가족은 "내 자식 인생 망치게 생겼다"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동생을 몰아세우고 있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너 때문에 내 자식 인생이 망하게 생겼다."
자신의 동생은 이런 원망을 들을 이유가 없다. 폭행을 당한 것은 오히려 자신의 동생. 즉, 피해자인 것이다. 하지만 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해자의 아버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피해자인 동생에게 원망을 쏟으며 "소송을 하겠다"고 따지며 연락을 해왔다.
가해자의 아버지에게 이런 전화를 받은 후 동생은 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몸과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다 못한 A씨가 나섰다. "동생과 직접적인 연락을 자제해달라"며 전화를 한 것. 하지만 상대 부모는 이 얘기를 듣자마자 더 길길이 날뛰었다.
"내일 공갈죄로 고소하겠다", "마주치면 죽는다", "합의는 없다" 등 며 A씨에게 협박성이 짙은 연락을 계속하고 있다. 이틀 동안 약 20차례가 넘는 문자와 전화가 왔다. 연락이 올 때마다 녹음 등 증거를 남겨두긴 한 A씨.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는 가해자 가족.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변호사들은 가해자의 아버지에 대해서 보복 범죄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추가 고소 할 수 있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가해자의 부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불안감 조성)과 특가법 위반(보복 협박) 등 두 가지 혐의로 고소 가능한 사안"이라고 봤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법무법인 신광의 정윤 변호사는 "우선 가해자 아버지가 피해자와 A씨에게 한 말들은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협박죄는 상대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 해악(害惡·해로움을 끼치는 나쁜 일)을 전달하면 성립한다. A씨의 동생이 가해자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공포심을 느꼈으면 충분히 성립된다.
이 때문에 '보복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도 봤다.
우리 법은 형사사건 재판과 관련해 위력(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무형적 힘)을 가한 사람에 대해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범죄)을 적용해, 매우 엄중히 다스리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제5조9)에서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보복의 목적으로 상해⋅폭행⋅협박의 죄를 범한 사람을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협박의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된다.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지는 단순 협박죄보다 훨씬 형이 무겁다.
사안을 살펴본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도 '보복 협박'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박 변호사는 "가해자의 부모가 A씨 가족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문자를 반복해 보낸 것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도 고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망법은 제44조의7 1항 3호에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영상 등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면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폭언이 담긴 음성 메시지가 반복 전달된 경우'나 '매일 일정 시간에만 집중해 50여 차례 반복된 전화'와 같은 사건에서 우리 법원은 "피해자에게 '공포심' 혹은 '불안감'을 유발했다"며 정보통신망법 위반을 인정했다.
정윤 변호사는 "추가 고소가 아니더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서 가해자 측의 행위를 밝히고, 엄벌해 달라고 탄원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성현 변호사는 "녹음과 문자 캡처 등 증거자료도 충분히 있는 상황이니, 상대방이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피해자의 추가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안병찬 변호사는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도 검토해 보라"고 했다.
'접근금지가처분신청'이란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주는 사람의 접근을 차단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다. 전화나 문자 등을 보내는 행위 역시 금지할 수 있다.
우리 법원은 접근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이 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1회 어길 때마다 얼마씩' 위약금을 물도록 강제한다. 위약금의 범위는 설정하기 나름인데, 보통 위반 횟수 당 수십만원에서 100만원 정도를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가해자 측이 찾아와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된다면, 형사 고소와 함께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하도록 하라"고 했다. 덧붙여 "반복적으로 피해자에 직접 연락하지 못하도록 변호사를 선임해 방패막을 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박 변호사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