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34)] 사망한 사람 재산은 누가 물려받나?
[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34)] 사망한 사람 재산은 누가 물려받나?
상속인
![[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34)] 사망한 사람 재산은 누가 물려받나?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655799754518482.jpg?q=80&s=832x832)
사람이 사망하면 상속이 일어난다. 우리 민법은 상속인이 될 사람의 순위를 정해두었다. /셔터스톡
사람이 사망하면 상속이 일어난다. 과거에는 재산상속과 호주상속, 제사 상속이 인정되었으나 호주상속과 제사 상속은 폐지되고, 지금은 재산상속만 인정된다.
아내 박순이와 아들 이하남, 친손녀 이추월, 딸 이하숙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던 이춘풍이 사망했다. 이춘풍에게는 그 밖에 아버지 이아범, 동생 이춘우, 이춘우의 아들 이하조가 있다. 이때 이춘풍의 재산은 누가 상속할까? 법에서는 사망한 사람을 피상속인(被相續人), 재산을 넘겨받는 사람을 상속인(相續人)이라고 한다.
우리 민법은 상속인이 될 사람의 순위를 정해두었다. 제1순위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다. 이춘풍의 경우 이하남과 이하숙, 이추월이 제1순위이다.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럿일 때에는 촌수가 가까운 상속인이 선순위가 되므로 자녀인 이하남과 이하숙이 손녀 이추월보다 순위가 앞선다. 이하남과 이하숙은 순위가 같고 이춘풍과 촌수도 같으므로 이들은 공동상속인이 된다.
제1순위에 해당하는 직계비속이 없으면 제2순위로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즉 이아범이 상속인이 된다. 할아버지가 있더라도 촌수가 가까운 이아범이 선순위가 된다. 만일 제2순위 상속인도 없으면 제3순위로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된다. 여기서는 이춘풍의 동생 이춘우가 상속을 하게 된다.
제3순위 상속인도 없으면? 이때는 제4순위로 피상속인의 3촌과 4촌인 방계혈족이 상속한다. 3촌에는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고모, 외삼촌, 이모, 조카가 해당되고, 4촌으로는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의 자녀들, 고모와 이모의 자녀들, 조카의 자녀들이 있다. 이들 중 촌수가 가까운 3촌이 선순위가 되고, 촌수가 같은 사람들은 공동상속인이 된다. 이 경우 이춘풍의 조카 이하조가 상속인이 된다.
그러면 당연히 상속인이 되어야 할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어디에 속하는가? 박순이는 제1순위인 자녀 이하남, 이하숙과 함께 공동상속인이 되고, 제1순위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제2순위인 이아범과 함께 공동상속인이 된다.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모두 없으면 박순이는 제3순위인 형제자매에 우선하여 혼자서 상속한다. 여기서 말하는 배우자에 사실혼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람이 사망하면 법에 따라 상속이 시작되지만, 상속인이 되기 위하여 범죄를 저지른 자까지도 상속하도록 허용할 수는 없다. 자기가 상속할 유리한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 고의로 선순위나 같은 순위에 있는 상속인을 사망하게 한 자, 사기나 협박으로 피상속인이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도록 하거나 유언에 관한 행위를 방해한 자,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가짜로 만들거나(위조) 내용을 바꾸거나(변조), 없애버리거나(파기), 숨긴(은닉) 자는 결격자가 되어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
만일 상속인이 될 제1순위의 직계비속이나 제3순위의 형제자매 중에서 피상속인의 사망에 앞서 사망한 사람이나 결격자가 있으면 그의 직계비속이 그 순위를 이어받아 상속인이 된다. 이춘풍이 사망하기 전에 아들 이하남이 이미 사망했으면 이하남의 딸 이추월이 이하남의 지위를 대신 이어받아 박순이, 이하숙과 함께 공동상속인이 된다. 이를 대습상속(代襲相續)이라고 한다. 제4순위 방계혈족의 직계비속에게는 대습상속이 인정되지 않는다.
주의할 것은 재산상속이란 피상속인의 모든 재산, 즉 적극재산인 권리뿐만 아니라 부채를 포함한 채무 등 소극재산도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상속인이 된다고 마냥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만일 제4순위까지에 해당하는 상속인이 하나도 없으면 상속재산은 어떻게 될까? 그 재산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 국가에 귀속하게 된다. 다만 국가가 사망한 사람의 부채까지 넘겨받는 것은 아니다.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이 각박해지다 보니 노인들도 재산이 있어야 자녀들에게서 대접을 받는 수가 많아졌는데, 재산이 많으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자녀들이 서로 헐뜯고 싸우는 경우도 많다. 화목한 집안에서는 무일푼인 노인들이 효도를 받아 호강하기도 한다. 어리석은 이들은 나고 죽는 것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임을 모르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