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한 고모, 조카에게만 전 재산 다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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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 한 고모, 조카에게만 전 재산 다 줄 수 있을까?

2025. 07. 15 16: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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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 유류분은 이제 없다

헌재 결정 이후 달라진 상속의 법칙

조카에게 전 재산을 남기려던 미혼 고모의 유언에 큰고모가 유류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셔터스톡

자신을 아껴주던 고모의 전 재산을 물려받을 예정이었던 A씨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던 상속 분쟁이 헌법재판소의 결정 하나로 단번에 정리됐다. 재산의 절반을 요구하던 큰고모의 주장이 법적 근거를 잃으면서, 고모의 유언은 온전히 지켜질 수 있게 됐다.


사건은 이렇다. 사업가인 작은고모는 결혼하지 않고 자녀 없이 지내오다, 건강이 악화되자 평소 아끼던 조카 A씨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A씨 아버지의 누나, 즉 큰고모가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평소 왕래도 없던 큰고모가 "법으로 따지면 나와 네 아버지가 절반씩 나눠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A씨의 아버지는 "누나(작은고모)의 재산이니 알아서 하라"며 자신의 몫을 포기했지만, 큰고모의 등장은 가족 갈등의 불씨가 됐다. 작은고모는 유언을 하더라도 A씨가 재산 전부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형제자매 유류분'이라는 복병, 헌재 결정으로 사라져

큰고모가 이처럼 당당하게 재산의 절반을 요구할 수 있었던 근거는 '유류분' 제도 때문이었다. 유류분은 고인(피상속인)의 뜻과 무관하게 법정 상속인에게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 지분을 말한다. 기존 민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까지 유류분으로 청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민법 제1112조 제4호)에 대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과거와 달리 형제자매는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하는 별개의 경제 주체"라며 "상속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가 거의 없는 형제자매에게 유류분권을 인정하는 것은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헌 결정은 즉시 효력을 발휘했다. 해당 조항이 법률로서의 생명을 다하면서, 더 이상 형제자매는 유류분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만약 큰고모가 이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걸었더라도 법원은 이를 기각하게 된다.


조카에게 재산 전부 물려주려면…"유언장 작성이 가장 확실"

이제 법적 걸림돌은 사라졌다. 작은고모가 조카 A씨에게 재산을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법적 효력을 갖춘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특히 공증까지 받은 유언은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생전에 미리 재산을 증여하거나, A씨를 수익자로 지정하는 신탁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헌재 결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권이 사라졌기 때문에, 어떤 방식을 택하든 큰고모가 제동을 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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