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후 식당 전화기 들고 나온 공무원, 절도죄와 징계의 갈림길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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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후 식당 전화기 들고 나온 공무원, 절도죄와 징계의 갈림길에 서다

2025. 12. 09 17:5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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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끊긴 하룻밤의 실수로 절도 피의자 신세… 법조계 “형사처벌 가능성 낮지만, 징계는 별개 문제”

만취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식당 무선전화기를 가져온 공무원 A씨가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공무원의 하룻밤 실수, 그의 운명을 가를 법의 저울


지인들과의 술자리 후 과음으로 '필름'이 끊겼다. 한 달 뒤, 그는 경찰로부터 자신이 음식점 무선전화기를 훔친 절도 피의자가 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공무원 A씨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지만, 인생을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서게 됐다.


“전화기를 가져갈 이유가 없는데…” CCTV 속 휘청이던 그날 밤


사건은 2024년 12월 27일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A씨는 평소보다 빠르게 술잔을 비웠고, 만취 상태로 귀가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훌쩍 지난 2025년 1월 31일, 경찰 수사관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 그는 자신의 손에 식당 무선전화기가 들려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모든 것을 알게 된 A씨는 즉시 음식점 사장에게 연락해 눈물로 사죄했다. 전화기 값을 변상하고 위로금까지 전달하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를 마쳤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술에 취해 전혀 기억이 없고, 고의나 의도는 절대 없었다”고 진술했다.


CCTV에는 그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수사관조차 “가져갈 이유가 없는데 이런 일이 생겼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법조계 갑론을박 “불송치 유력” vs “경찰 말 믿지 마라”


A씨의 사연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형사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훔치려는 ‘고의’와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차지하려는 의사)’가 입증되어야 성립하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피해 회복이 신속히 이루어졌고 고의성이 없었던 점, CCTV를 통해 만취 상태가 확인된 점 등을 고려하면 불송치(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사건 종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정반대의 경고를 날렸다. 그는 “경찰 수사관의 안심시키는 발언은 절대 믿으면 안 된다”며 “항상 피의자를 안심시키는 발언을 한 뒤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뒤통수를 친다”고 지적했다. 수사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진짜 공포는 ‘징계’… 무혐의 받아도 잘릴 수 있다?


A씨를 짓누르는 더 큰 공포는 바로 ‘공무원 징계’다.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징계 절차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형사절차와 징계절차는 별개이므로, 무혐의가 나오더라도 어느 정도의 징계는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취 상태의 비위 행위 자체가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불송치의 경우 징계가 개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만일 검찰로 송치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더라도 기관장의 재량에 따라 징계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형사사건의 결과가 징계 수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결국 A씨의 운명은 ‘고의성 없음’을 얼마나 철저히 입증하느냐에 달리게 됐다. 법조계는 만약 징계위원회가 열리더라도 사안의 경미성, 즉각적인 피해 회복, 깊은 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중징계보다는 견책이나 감봉 등 경징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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