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아버지, 무면허 차에 참변…"고령이라 5000만원" 보험사 말, 사실일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90대 아버지, 무면허 차에 참변…"고령이라 5000만원" 보험사 말, 사실일까?

2026. 07. 07 12: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가해자는 1000만원 제시하며 '공탁' 압박…무면허·가속페달 오조작, 합리적 합의금은?

무면허 운전 사고로 90대 아버지를 잃은 유족에게 보험사는 고령을 이유로 보상금 삭감을, 가해자는 소액 공탁으로 압박했다. / AI 생성 이미지

90대 아버지를 무면허 운전자가 낸 사고로 잃은 A씨. 슬픔도 잠시, A씨는 보험사와 가해자 측의 황당한 주장에 분통을 터뜨렸다.


보험사는 "고령이라 지급액이 최대 5000만 원"이라고 선을 긋고, 가해자 측은 1000만 원에 합의하자며 '공탁' 제도까지 언급하며 압박해 왔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생명의 가치가 깎이는 것이 법적으로 맞는 말인지,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고령이라 5000만원 한도" 주장은 법적 근거 없어


결론부터 말하면 보험사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 변호사들은 보험사가 말하는 기준은 내부 참고치일 뿐, 법적으로 정해진 상한선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사망사고 손해배상은 단순히 연령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며 "90대라는 사정이 배상액에 일부 반영될 수는 있어도, 곧바로 최대 5천만원으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서 김형민 변호사 역시 "보험사 설명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책임보험 한도(1억 5천만 원)는 고령 여부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사망 사고 시 책임보험금 한도는 피해자 1명당 1억 5000만 원이다. 보험사가 '5000만 원'을 언급한 것은 고령이기에 장래에 벌어들일 수입(일실수입)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손해액을 자체적으로 낮게 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전체 손해배상액 중 일부 항목에 불과하다.


무면허·운전미숙 등 중과실, 위자료 증액 사유


특히 이번 사건은 가해자의 과실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유족에게 유리한 지점이 많다. 가해자는 운전면허도 없이 도로에서 운전 연습을 했고, 1차 충격 후 넘어진 피해자를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수 미터나 끌고 가 사망에 이르게 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무면허 운전, 운전 연습 중 도로 주행, 1차 충격 후 재차 액셀 조작으로 끌려간 사정은 가해자 과실이 매우 중하게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중과실은 위자료를 산정할 때 금액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가해자는 무면허 상태에서 사망사고를 낸 중과실 범행으로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협상의 핵심 지렛대로 삼으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해자의 '1000만원 공탁' 압박, 무시해도 된다


가해자 측은 1000만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합의금을 제시하며,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돈을 맡기는 '공탁' 제도를 이용하겠다고 압박했다. 공탁은 가해자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보여 주어, 형량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곤 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에 크게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는 "'합의 안 해주면 1천만 원 공탁 걸고 끝내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사실 무시해도 된다"며 "사망사고 사건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피고인은 실형을 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민철 변호사 역시 "유족 측에서 공탁금 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강력한 엄벌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다면, 가해자가 노리는 공탁의 형량 감경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여지가 있다"고 대응법을 안내했다.


민사 배상과 형사 합의, 반드시 분리 대응해야


변호사들은 이럴 때일수록 보험사로부터 받을 '민사상 손해배상'과 가해자 개인에게 받을 '형사 합의금'을 철저히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사에서 지급하는 돈과 별개로, 가해자는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개인적으로 유족과 합의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오승윤 변호사는 "청구하셔야 할 정당한 권리는 ① 보험사로부터 받을 민사 합의금과 ② 가해자 개인에게 받을 형사 합의금으로 철저히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 측이 생각했던 3000만~4000만 원은 가해자 개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형사 합의금'으로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률사무소 리그 공선영 변호사는 "합의서를 작성할 경우에는 형사합의금이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임을 명시하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이후 보험사를 상대로 한 민사청구에서 공제 주장을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