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바쳐 회사 일으킨 딸들, 아파트 한 채씩 받고 끝…강남 건물·주식은 늦둥이 몫
청춘 바쳐 회사 일으킨 딸들, 아파트 한 채씩 받고 끝…강남 건물·주식은 늦둥이 몫
법조계 "소멸시효 1년, 당장 소송 서둘러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 매출 1000억 원대 규모의 반도체 부품 회사를 일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회사를 위해 헌신했던 딸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늦둥이 남동생에게 회사 경영권과 핵심 재산 95%를 빼앗긴 첫째 딸의 사연이 소개됐다.
"네가 회사 살렸다"더니… 알짜배기 재산 95%는 늦둥이 아들에게
A씨와 여동생은 대학 졸업 직후 아버지 회사에 입사해 청춘을 바쳐 일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당시 납품처인 대기업과의 갈등으로 회사가 큰 위기에 처했을 때, A씨가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문제를 해결했다. 아버지는 "네가 회사를 살렸다"며 크게 기뻐했지만, 가업 승계의 무게추는 결국 늦둥이 남동생에게 기울었다.
아버지는 생전 두 딸에게 아파트 한 채씩만 남긴 채, 회사 주식과 강남 건물을 포함한 가족 법인 지분 등 전체 재산의 95%를 남동생에게 미리 증여했다.

아버지 죽자 돌변한 사장 동생… "유류분 반환 청구, 3개월 남았다"
9개월 전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에도, A씨 자매는 가족의 평화를 위해 유류분 청구를 꾹 참았다.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동생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가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장 자리에 오른 남동생은 A씨 자매의 보직을 변경하고 주요 의사결정에서 노골적으로 배제하기 시작했다. A씨는 "이런 토사구팽 같은 대접이 다 있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은 소멸시효다. 정은영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침해를 안 날부터 1년, '상속개시(사망)부터 10년 내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의 경우 아버지가 9개월 전에 사망했고 생전 증여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아버지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1년 내에 안전하게 유류분 청구를 서둘러야 한다.
1년 전 넘긴 재산도 소송 대상
반환받을 수 있는 몫은 얼마나 될까.
정은영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어머니가 안 계실 경우 자녀 3명의 법정 상속분은 각각 3분의 1이며, 유류분은 그 절반인 전체 재산의 6분의 1이 된다.
만약 어머니가 살아 계신다면 자녀들의 법정 상속분은 9분의 2가 되며, 유류분은 전체 재산의 9분의 1로 줄어든다.
아버지가 남동생에게 오래전 넘겨준 재산도 청구 대상에 포함된다.
정은영 변호사는 "다른 상속인에게 한 증여는 사실상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하는 것으로 보아 1년 이전이라도 증여에 산입된다"며 "남동생이 사전증여로 받은 모든 재산들이 폭넓게 유류분권을 침해하는 증여라고 볼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가업 승계 앞둔 가족 기업, '피바람'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했나
이러한 가족 간의 비극을 막기 위해 아버지가 생전에 할 수 있었던 안전장치는 무엇이었을까.
정은영 변호사는 "나중에 유류분 소송이 나도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게 설계하는 게 핵심"이라며 유류분을 고려해 그 금액만큼 주식이 아닌 다른 재산을 딸들에게 미리 증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한 정은영 변호사는 "주식 비중이 커서 일부를 줄 수밖에 없다면 의결권 없는 종류주식을 발행하거나, 유언대용신탁으로 회사 주식을 수탁자에게 맡기고 의결권은 아들에게, 배당수익권은 딸들에게 부여하는 등의 설계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