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주먹 한 방에 코뼈 '와장창'…수술만 세 번, 합의금은 얼마?
술자리 주먹 한 방에 코뼈 '와장창'…수술만 세 번, 합의금은 얼마?
가해자는 '돈 없으면 민사하라' 배짱…변호사들 "오히려 불리, 최소 3000만원은 받아야"

술자리 폭행으로 코뼈가 골절되어 3차 수술을 앞둔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금 문제로 갈등하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술자리 폭행으로 코뼈 골절, 3차 성형수술 앞둔 피해자…법조계가 제시한 '적정 합의금'은?
술자리에서 벌어진 시비 끝에 날아온 팔꿈치에 코뼈가 내려앉았다. 온몸이 피로 젖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피해자는 벌써 두 번의 수술을 마쳤고, 세 번째 성형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가해자는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합의금이 너무 크면 민사소송을 하라며 버티는 상황. 한순간의 폭력으로 일상이 무너진 피해자는 과연 얼마의 보상을 받아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복잡한 상해 사건 합의금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온몸이 피범벅"…한순간에 무너진 일상
사건은 한순간에 벌어졌다. 술자리에서 상대방이 휘두른 팔꿈치에 코를 정통으로 맞았다. 피해자는 "피는 온몸이 젖을 정도로 나왔습니다"라고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했고, 가해자는 수갑을 찬 채 연행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가 받은 진단은 전치 3주의 코뼈 골절. 이후 입원과 수술을 거쳐 현재는 3차 성형수술을 앞두고 있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얼굴에 남을지 모를 흉터와 변형에 대한 정신적 고통까지 더해져 피해자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가해자의 두 얼굴 "미안하다" vs "민사 걸어라"
가해자는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피해자에게 "계속 미안하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러나 정작 합의금 논의에 들어가자 태도가 돌변했다. 피해자가 치료비와 수술비 등을 포함한 합의금을 요구하자 "너무 큰 금액을 부르면 민사를 걸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이는 형사 처벌을 앞둔 가해자들이 흔히 쓰는 협상 전술 중 하나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덜컥 겁을 먹고 낮은 금액에 합의하거나, 길고 복잡한 민사소송 절차에 부담을 느껴 합의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의도다.
변호사들 "오히려 민사소송이 불리…'형사 프리미엄' 노려라"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가해자의 '민사소송' 엄포가 허세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태강의 조은 변호사는 "형사 사건과 민사 배상을 함께 진행하면 상대방이 합의를 더욱 신중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해자는 상해죄(형법 제257조)로 형사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법원은 형사재판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를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일)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합의하지 못하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기에, 가해자는 어떻게든 합의를 해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이를 "형사 프리미엄"이라 표현하며, 민사소송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다소 많은 금액을 요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년차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 역시 "형사사건에 엄벌탄원서를 적극적으로 제출하여 형사 합의하도록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써주는 대가로, 민사상 손해배상액에 위자료를 더 얹어 받는 것이 형사 합의의 핵심이다.
그래서 얼마?…치료비+위자료, 최소 1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
그렇다면 적정 합의금은 얼마일까.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실제 지출된 치료비(기왕치료비) △향후 발생할 성형수술비 등(향후치료비) △치료 기간 동안 일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일실수입)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모두 합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얼굴 부위에 수술이 여러 차례 필요한 중상해의 경우 위자료가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한 변호사는 "코뼈 골절로 인한 전치 3주 등의 폭행 사건 합의금은 500만~2000만 원 수준"이라면서도 "이 사안의 경우 추가 성형 수술이 포함되므로 1500만~3000만 원 수준이 적정하다고 사료된다"고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했다. 김일권 변호사 역시 민사소송을 통해 "3천만원 상당의 피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찰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최소 1,500만원에서 2,000만원 선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종합하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은 최소 15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이상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해자의 엄포와 달리, 합의가 결렬돼 민사소송으로 가더라도 피해자가 불리할 것은 없다. 법원은 객관적인 증거(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의사 소견서 등)를 바탕으로 손해배상액을 판결하며, 가해자는 판결금에 더해 소송비용까지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입은 피해를 정확히 산정하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검사 출신 서아람 변호사의 조언처럼, 가해자가 구속수사를 받는 '구치소'에 있는지, 불구속 수사를 받는 '유치장'에 있는지에 따라 합의의 절박함이 달라지는 만큼,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