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기 아깝다" 전세금 반환 미룬 집주인…200만원 얹어줬다고 '갓물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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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팔기 아깝다" 전세금 반환 미룬 집주인…200만원 얹어줬다고 '갓물주'일까?

2026. 05. 12 16:3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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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앞에선 얄짤없는 '이행지체'

민법상 동시이행 의무 위반은 명백한 불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사 당일, 전세보증금 2억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 때문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세입자의 사연이 온라인을 달궜다. 집주인이 댄 핑계는 "지금 주식을 팔기 아깝다"는 것이었다.


전세 사기를 직감하고 일주일을 뜬눈으로 밤새운 세입자. 하지만 약속한 일주일 뒤, 집주인은 보증금 2억에 지연이자 명목으로 1%인 200만 원을 더해 송금했다.


세입자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집주인을 '갓물주'라 칭송했지만, 이 아찔한 거래를 법의 잣대로 냉정하게 들여다봤다.


"주식 매도 타이밍 놓치기 싫다"…법 앞에선 안 통하는 명백한 '이행지체'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식을 팔기 아깝다"는 집주인의 변명은 법적으로 전혀 정당성이 없는 '위법'이다.


민법 제317조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면 세입자가 집을 비워주는 것과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동시이행 관계다.


법원은 집주인의 개인적인 자산 운용 상황이나 자금난을 보증금 반환을 미룰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다.


세입자가 짐을 빼고 집을 돌려줄 준비(이행제공)를 끝냈는데도 돈을 주지 않았다면, 집주인은 약속한 날짜의 다음 날부터 법적 책임을 지는 이행지체에 빠지게 된다.


사연 속 집주인은 결과적으로 돈을 주긴 했으나, 첫 일주일 동안은 명백히 법적 의무를 위반한 상태였던 것이다.


법정 지연이자는 고작 19만원…200만원 초과 지급은 문제없을까


그렇다면 약속을 어기고 일주일 뒤에 200만 원을 임의로 얹어준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을 늦출 경우 세입자는 연 5%의 민법상 법정이율로 계산된 지연손해금(지연이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사안에서 2억 원에 대해 일주일 치 지연이자를 연 5%로 계산해보면 약 19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즉, 집주인이 자발적으로 지급한 200만 원은 법정 이자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법이 정한 기준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초과 배상금을 수령한 것이므로, 이 돈을 받은 것 자체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세입자에게 득이 된 합의로 볼 수 있다.


실제 손해가 200만원 넘었다면 추가 청구 가능


사연 속 세입자는 돈을 받고 만족해하며 분쟁이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만약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해 새로 이사 갈 집의 계약금을 날렸거나, 짐을 보관하느라 수백만 원의 추가 이사 비용이 발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법원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지연으로 인해 임차인이 새로 이사 가기로 한 집의 계약금을 몰취당하는 등의 2차 피해를 입었다면 그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새 집의 계약금을 날리거나 추가 이사 비용이 발생하는 등의 2차 피해는 법적으로 특별손해에 해당한다. 법원은 집주인이 이러한 사정을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만 배상 책임을 인정한다.


따라서 세입자가 사전에 집주인에게 '제때 돈을 주지 않으면 새 집 계약금을 날리게 된다'는 사실을 문자나 내용증명 등으로 명확히 고지해 두었다면, 200만 원을 초과하는 실제 손해액에 대해 추가 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는 셈이다.


결과가 좋았을 뿐, 제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행위는 세입자의 삶을 통째로 흔들 수 있는 아찔한 불법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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