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소리 보냈는데 고소당했어요”…오픈채팅방 10초 음성메시지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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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소리 보냈는데 고소당했어요”…오픈채팅방 10초 음성메시지의 대가

2025. 12. 04 10:4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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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10초짜리 신음 음성메시지를 보낸 한 남성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혐의로 고소 위기에 처했다. 변호사들은 유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합의를 통한 기소유예’와 ‘무혐의 주장’ 등 엇갈린 해법을 제시했다.

오픈채팅방에 신음 소리를 보내 통매음으로 고소 위기에 처한 남성에게 변호사들은 성적 목적 인정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오픈채팅방에 보낸 10초짜리 신음…‘통매음’ 처벌 위기에 놓인 남성의 사연


“카톡 오픈채팅방 ‘20대여자’ 방에 들어가 바로 신음 음성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숨소리밖에 안 들리는 10초짜리인데, 통매음으로 고소당할 수 있나요?”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절박한 질문이 올라왔다. 채팅방 참여자가 “기분 더러워졌다”며 고소를 예고하자, 그는 “기분 나빠하실 줄 몰랐다”며 즉시 사과했지만 상대방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성적인 메시지가 아니라고 부인하면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 그의 물음은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에 기댄 무심한 행동이 어떤 법적 책임으로 돌아오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유죄 가능성 높다”…변호사들의 싸늘한 경고


이 사연을 접한 변호사 대다수는 싸늘한 진단을 내놨다. 검사 출신 백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가온길)는 “음성메시지를 직접 들어봐야 정확하겠지만, 성적인 메시지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희범 변호사(라미 법률사무소) 역시 “해당 메시지는 A씨의 성적 만족감을 위한 메시지로 보인다”며 “유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고 거들었다.


최광희 변호사(로티피 법률사무소)는 한발 더 나아가 “유사 사건에서 이미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고 경고했다.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은 ‘20대여자’라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채팅방에서 신음으로 들릴 수 있는 소리를 보낸 행위 자체가 ‘성적 목적’을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성적 의도’ 부인, 과연 통할까?


성폭력처벌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음향 등을 상대방에게 보냈을 때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핵심 쟁점은 ‘성적 목적’과 ‘성적 수치심 유발’ 여부다. 경찰 사이버수사대 출신인 윤준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20대여자’ 방에 들어가 음성메시지를 보낸 정황상,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단순 부인으로는 혐의를 벗기 어려우며, 오히려 수사기관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각적인 사과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지만, 범죄 성립 자체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합의 후 기소유예” vs “헌터 노린 무혐의”…엇갈린 해법


상황이 심각하지만,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크게 두 가지 갈래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김준환 변호사(법률사무소 필승)는 ‘선처’를 구하는 길을 제안했다. 그는 “통매음죄는 초범인 경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경찰 단계부터 변호사와 함께 양형자료를 제출하고,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와의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 역시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기소유예 처분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김정중 변호사(법무법인 하신)는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매우 비슷한 사안에서 무혐의를 받은 경험이 많다”며 “전형적인 (합의금을 노리는) 헌터 내지 통매음 킬러들의 행동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법원은 익명성이 보장된 어플에서 전송된 음성메시지에 대해, 피해자가 합의금을 목적으로 증거를 수집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2023. 5. 1. 선고 2022고단876 판결).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합의금 헌터’를 주장하며 무죄를 다툴 것인가. 의뢰인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10초의 숨소리, 성범죄 전과 될 수도


결론적으로 10초짜리 음성메시지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에 ‘성범죄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길 수 있는 시대다. 법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범죄에 해당하며, 유죄 판결 시 벌금형이라도 성범죄 전과 기록이 남아 사회생활에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순한 장난이나 호기심으로 치부했던 행동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이번 사연은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의 행동이 어떤 무게를 갖는지,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왜 전문가의 조력이 절실한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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