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퇴했을 것" 한마디, 10대 성매수범 발목 잡았다
"조퇴했을 것" 한마디, 10대 성매수범 발목 잡았다
"앱으로 만난 여중생에 현금·명품"…아버지가 녹음한 통화에 덜미

채팅 앱에서 만난 10대와 성관계 후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 AI 생성 이미지
채팅 앱에서 만난 10대 여학생에게 돈과 명품을 주며 성관계를 하고도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발뺌하던 남성.
그가 피해 학생 아버지와 통화 중 무심코 내뱉은 "조퇴했을 거예요"라는 한마디가 거짓말을 깨뜨릴 결정적 증거로 떠올랐다.
법조계는 의제강간, 성매매, 실종아동법 위반 3중 혐의로 실형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집에 가는 조건" 200만 원 명품백…가출 여중생 향한 검은 유혹
모든 비극은 채팅 어플 '스윗톡'에서 시작됐다. 당시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A양(08년생)은 이 앱을 통해 한 남성을 만났다.
남성은 A양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고 밝혔음에도, 자신의 오피스텔과 모텔 등지로 불러내 10여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졌다. 심지어 A양이 가출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잠자리를 제공하며 자신의 지배하에 뒀다.
남성은 성관계를 가질 때마다 A양의 손에 현금 20만~30만 원을 쥐어 줬고, 200만 원이 넘는 명품 가방 2점을 사주며 "집에 들어가는 조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남성은 미성년자의 제강간, 아동·청소년 성매매, 실종아동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그는 법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학교 안 갔죠?"…아버지가 녹음한 한마디, 거짓말을 깨다
피고인이 자신의 혐의를 일부 부인하며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버티는 상황. 하지만 그의 거짓말을 단번에 무너뜨릴 증거는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다.
바로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피고인과 직접 나눈 통화 녹음이었다. A양의 아버지는 딸의 피해 사실을 신고한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녹음했다.
이 녹취록에서 피고인은 A양의 안부를 묻는 아버지에게 "학교 안 갔죠, 아마 등교했어도 조퇴하고 나왔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이 발언이 "피고가 자녀분이 '학생'이라는 사실과 '미성년자'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핵심 증거"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피고인이 학교 출석 여부를 언급한 대목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학생 신분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반박 증거"라며 "이는 성매매 및 의제강간의 고의성을 부인하려는 피고인의 주장을 무너뜨리는 핵심 자료가 될 것"이라고 녹취의 가치를 강조했다.
의제강간·성매매·실종아동법…'3중 혐의'에 실형 가능성↑
법조계는 피고인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중범죄이며, 증거가 명확해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은 만 16세 미만 아동·청소년과는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성관계 자체가 범죄가 된다.
여기에 현금과 명품 등 대가가 오갔기 때문에 '아동·청소년 성매매' 혐의가 추가됐다. 가출 사실을 알면서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숙소를 제공한 행위는 '실종아동법 위반'에 해당한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피고인은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임을 알고도 10여 회 성관계를 갖고 금전과 명품을 제공하며 가출 아동을 은닉한 것으로, 의제강간, 청아법상 성매매, 실종아동법 위반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합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한설의 조민성 변호사 또한 "자녀의 가출 사실을 알면서도 숙소를 제공한 정황, 고가품·현금 제공 사실은 죄질을 무겁게 평가받게 하는 핵심 요소이며, 자녀가 받고 있는 심리치료 기록 역시 피해의 중대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섣부른 합의는 금물"…피해 회복 위한 법적 대응은?
변호사들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측의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아버지가 확보한 통화 녹음 파일을 법원에 공식 증거로 제출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는 "해당 녹음 파일은 전문 속기사를 통해 녹취서 형태로 변환하여 법원에 공식 제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만큼, 엄벌 탄원서를 제출해 재판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의 한대섭 변호사는 "재판이 진행되면 피고인 측 변호인이 형량을 줄이기 위해 합의를 요구해 올 수 있으나 섣불리 응하지 않으시는 편이 낫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형사 재판과 별도로 민사 소송을 제기해 치료비와 위자료 등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